[틴틴경제] 파업 · 노동운동 다룬 영화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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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영화를 보면 파업과 노동운동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파업을 왜, 어떻게 하게 됐는지를 알게되지요.

스팅그 코닝스라는 벨기에 감독이 1992년 만든 '단스' 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평론가들이 '최고의 노동영화' 라고 찬사를 아끼지 않은 영화죠.

19세기 말 벨기에의 한 공장지대가 배경인데, 임신한 어린 아이의 버려진 시신으로 첫 장면을 시작해 산업혁명기 아동노동의 참상과 파업의 필연성을 잘 그렸습니다.

프랑스의 유명한 노동영화 '제르미널' (클로드 베리 감독.93년)은 미국 할리우드의 대작 '주라기 공원' 에 대적하겠다며 프랑스에서 공들여 만든 영화랍니다.

노동자 세상을 만들겠다는 한 사회주의자가 광산에 들어가 파업과 투쟁을 이끈다는 내용이지요. 파업을 하자는 제안에 주인공 마외(제라르 드 파르디유)가 "파업 준비금을 어떻게 마련하지" 라고 묻는 대목이 있어요.

유럽은 이때부터 무노동 무임금 제도가 통했다는 사실을 알게 해 주지요. 가족이 굶더라도 파업 준비금을 마련하려는 노동자들의 얘기가 인상적입니다.

미국에는 제임스 호파라는 전설적인 노조 지도자가 있었어요. 97년 UPS가 파업을 통해 10여년 만에 사용자를 상대로 싸워 승리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UPS는 호파가 키운 팀스터즈 노조의 산하 조직이예요. 데니 드 비토 감독이 92년 만든 '호파' 는 이 주인공을 모델로 한 실화입니다.

79년 만든 '노마 레이' (마틴 리트 감독)는 할리우드에서 만든 최초의 노동영화지요. 노동자도, 사용자도 모두 법 테두리 안에서 활동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 영화입니다.

전국노조본부에서 노조 없는 회사에 파견된 한 노동운동가가 포스터를 나눠주다가 회사 경비원의 제지를 받자 "당신, 나 막으면 감옥에 간다" 는 장면이 나옵니다.

법적 절차를 밟아 파업을 해 승리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옛소련의 천재 감독 세르게이 에이젠슈타인의 '파업' 과 '10월' 은 러시아혁명을 주도한 노동자.농민의 파업을 다뤘습니다.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과 '파업전야' 는 60년대부터 80년대까지의 한국 노동운동과 파업을 그린 것입니다.

이재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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