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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하는 남성 늘어나면서 화장품 불만도 쏟아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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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40대 회사원인 김모(서울 관악구)씨는 지난해 말 한 인터넷 쇼핑몰에서 자신이 바를 남성용 기초화장품 세트를 구입했다.

유명 제품은 아니었지만 스킨·로션 등 7종 세트를 통상 가격보다 90%나 할인된 2만9800원에 살 수 있었다.

하지만 화장품을 받아서 사용한 뒤부터 얼굴에 뾰루지가 돋는 등 피부 트러블이 생기기 시작했다. 김씨는 제조사에 항의했지만 “할인행사를 통해 구입한 경우엔 교환이나 환불이 안 된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김씨는 소비자단체를 통해 화장품 회사로부터 간신히 전액을 환불 받을 수 있었다.

최근 화장품을 다양하게 사용하는 남성이 늘면서 화장품 관련 불만을 호소하는 남성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 2008~2009년 상반기 소비자시민모임에 접수된 화장품 관련 상담 6999건을 분석한 결과다.

이에 따르면 남성 상담자는 2008년 전체의 9.7%(399명)에서 지난해 상반기엔 12.6%(326명)로 늘었다. 상담자 8명 중 1명꼴로 남성이었던 것이다.

남녀를 합친 전체 상담자의 연령대는 20대(41.0%)와 30대(28.0%)가 대다수였다. 60대 이상도 2008년 1.2%에서 2009년 상반기엔 1.8%로 다소 늘었다.

상담 내용은 ‘화장품 성분이나 사용상 주의사항 등 일반적인 정보가 제대로 적혀 있지 않다’는 불만이 1608건(23%)으로 가장 많았다. 낮은 품질(12.8%), 불공정 계약(10.1%), 높은 가격(9.2%), 부작용(8.9%) 등의 불만도 이어졌다. 특히 부작용의 경우 가장 많은 사용자들이 가려움증(11.3%)을 호소했다. 발진(10.6%), 두드러기(8.7%), 붉은 반점(7.6%) 등의 부작용도 많이 접수됐다.

화장품 구입 경로는 전문점·대리점(33.2%)이 최다였다. 인터넷 구입도 증가세여서 2008년 상담자의 10.4%에서 2009년 상반기엔 13.4%로 증가했다. 반면 노상 구입은 26.2%(2008년)에서 22.4%(2009년 상반기)로 줄었다. 

소비자시민모임의 윤명 부장은 “최근 남성 화장품 종류와 사용자가 증가하면서 남성 상담자도 부쩍 늘고 있다”며 “상담 내용도 여성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윤 부장은 또 “특히 뾰루지나 가려움증 등 부작용이 생기는 경우 주의사항 표기나 설명이 부족해 발생했더라도 많은 업체들이 소비자 책임으로 떠넘기려 한다”며 “그럴 경우 소비자단체 등을 통해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식약청 화장품연구팀 최보경 과장은 “화장품은 다른 제품보다 다양한 성분이 함유돼 있어 무엇보다 자신의 피부에 맞는 화장품 선택이 중요하다”며 “샘플을 써서 미리 확인해보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화장품 안전사용 정보는 식약청 홈페이지 화장품정보방(http://cosmetics.kfda.go.kr)에서 확인 가능하다.

김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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