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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에 의한 ‘인공지진’ 분명 … 백령도서 이런 관측은 처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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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국방부가 천안함 침몰 원인과 관련해 어뢰 공격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것은 사고 당시의 지진파 때문이다. 백령도 지진관측소의 지진계에는 지난달 26일 오후 9시21분59초에 지진파가 기록됐다. 국방부는 이 시간을 사고 발생 시간으로 판단하고 있다.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2일 국회 긴급 현안질문에 출석해 “지진파 분석 결과 규모 1.5의 지진에 해당하는 폭발이 있었고, 이는 TNT 170~180㎏의 폭발력에 해당한다”며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어뢰의 폭발력 범위에 들어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 장관은 특히 “북한이 수중에서 폭발을 일으켜 버블로 공격하는 방식의 어뢰를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암초와 충돌하면서 지진파가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결국 어뢰·기뢰 같은 외부 폭발에 의해 천안함이 침몰했을 가능성이 크고, 그중에서도 어뢰가 가장 유력한 원인으로 보인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해 기상청 지진감시과 유용규 사무관은 “이번 지진은 폭발 때 발생하는 ‘인공지진’인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지진파의 규모가 작아 상세한 원인 분석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 지진계 기록만으로는 지진의 발생 위치와 발생 시각, 규모도 알기 힘든 상황이다. 3곳 이상에서 관측돼야 지진의 발생 위치·시각 등을 계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 사무관은 “백령도에서 이런 유형의 지진파가 지진계에 기록된 것은 사실상 처음”이라며 “다른 폭발 원인을 찾기 어려워 천안함 침몰사건과 관련 있다고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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