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마운드 부실 주저앉은 독수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독수리 군단 한화가 추락하고 있다. 7연패의 늪에 빠졌다.

시즌 초반 당초의 예상과 달리 1위를 질주하며 떨치던 맹위는 이미 사라졌다. 어느새 팀의 성적은 27승33패로 5위로 내려앉았고 이젠 상위권 도약보단 최하위 롯데 · LG에 3.5게임 차이로 쫓기는 형국이다.

일곱 경기의 내용을 살펴보면 한화의 현주소를 알 수 있다. 팀 타율은 0.223인데 반해 팀 방어율은 무려 7.69다.투타의 심각한 불균형이 그대로 나타난다.

한화 부진의 최대 요인은 주전 투수들의 잇따른 부상이다. 2년차 선발 조규수는 허리, 이상목은 팔꿈치 때문에 좌완 중간 계투 요원인 박정진도 팔꿈치 치료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돼 있다. 게다가 간간이 마운드에 올라 투수 운영에 숨통을 트여주던 홍우태와 김경원마저 컨디션 난조로 2군으로 내려 가자 이광환 감독은 "송진우 말고는 사실 쓸 투수가 없다"고 긴 한숨을 내쉬고 있다. 우려했던 '얇은 선수층'의 아킬레스건이 현실이 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4일 현재 팀 타율은 0.272로 겉으로는 그럭저럭 쓸만해 보이나 따지고 보면 속빈 강정이다. 4번 장종훈은 지난달 중순 이후 체력에 한계를 드러내며 출전이 뜸해졌고 홈런포마저 뚝 끊겼다. 송지만의 공백이 큰 데다 김종석 · 데이비스 · 이영우의 방망이는 응집력을 보이지 않은 채 따로 돌아가고 있다.

여기에 고비 때마다 실책까지 겹쳐 엎친 데 덮친 격이다. 7경기에서 실책 9개.

문제는 총체적 난국을 헤쳐갈 해결사가 없는 점이다. 비록 경기에 지더라도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며 경기에 실마리를 풀려는 노력이 보이지 않는다. 이광환 감독은 "신예들을 최대한 활용하겠다. 눈 앞에 성적에 연연하지 않고 3, 4년 후 한화를 강팀으로 만들기 위해 초석을 다진다는 심정으로 선수들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최민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