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의 모든것 해부 '유럽의 축제' 출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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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유럽의 봄은 사육제로 시작된다.

'육체여 안녕' 이라는 뜻의 카니발(carne+vale)은 육식을 금했던 사순절의 시작을 알리는 축제다.

노동이 삶의 필요조건이라면 축제는 충분조건이다.

벨기에처럼 다양한 이민족이 함께 모여 사는 국가에서는 축제가 이웃 마을과 이교도 간의 반목과 갈등을 해소하는 윤활유 역할을 해낸다.

유럽내 15개 민족국가별로 정통한 전문가 필자를 모아 요령있게 집필시킨 이 책은 유럽내 축제는 부활절.성령강림절.성탄절 등 교회력을 중심으로 벌어지지만 대부분이 이교도의 축제와 뒤섞이는 양상임을 보여준다.

유럽 각국이 비슷비슷한 축제를 즐기고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도시마다 나름대로 색다른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스페인에는 '축제 속에 산다(Vivir la fiesta)' 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일상과 축제의 구분이 거의 없다.

그런 뜻에서 축제도 일상의 연장선이다. 축제의 생명력도 결국은 지역 주민이 모두 참여하는 일상성에서 비롯한 것임을 강조하는 대목은 눈여겨 볼 만하다.

이장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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