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상선 NLL침범 軍 수수방관 대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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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13일 오후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한 북한 상선 남포2호에 대해 군 당국은 그동안 천명했던 '무력을 통한 강력 대응' 방침과는 달리 거의 수수방관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합참 관계자는 14일 "해군 목포함이 남포2호에 'NLL을 침범했으니 북한으로 우회하라' 고 3차례나 요구했으나 NLL 북쪽으로 복귀하지 않았다" 고 밝혔다. 즉 '말' 로만 NLL 밖으로 이탈을 요구했을 뿐 '행동' 으로 보여주지 않았던 것.

더구나 남포2호가 침범한 NLL 지점은 해군의 NLL 중에서도 사수구역인데도 金장관의 방침대로 대응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김동신(金東信)국방장관은 지난 7일 국회 국방위에서 "앞으로 북한선박이 NLL을 침범할 경우 직책을 걸고 무력사용 등 강력하게 대처하겠다" 고 밝힌 바 있다.

金장관의 말대로라면 남포2호를 일단 NLL밖 북쪽으로 밀어내는 '강제퇴거' 방식을 사용했어야 했다. 강제퇴거는 NLL을 침범한 북한선박 주위에 우리 함정을 대거 배치해 진로방해와 차단으로 대응하는 방식이다. 남포2호는 '북쪽으로 복귀하라' 는 목포함의 요구에 대해 방향을 바꾸는 방식으로 일부 순응하는 척 했다.

불과 5마일만 북상하면 NLL을 벗어날 수 있는데도 '유류부족' '동쪽으로 계속 가서 NLL을 이탈하겠다' 는 등의 이유를 대며 우리측의 강경대응을 교묘하게 피했다. 이에 대해 합참측은 "북한이 통신검색에 즉각 응답하는 등 우리측 요구에 순응해 교전규칙에 따라 강경대응하지 않았다" 고 해명했다.

김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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