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농성장 표정] 타결안 격론…찬반투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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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서울 흑석동 중앙대에서 농성을 벌여온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원 8백여명은 13일 오후 10시부터 노사 협상 타결안을 놓고 격론을 벌인 끝에 합의안에 동의했다.

○…비공개로 이뤄진 협상안 보고대회에서 일부 강경파 노조원들은 "체포영장이 발부된 노조 간부들은 합의와 관계없이 사법처리되는 게 아니냐" "그동안 투쟁에서 얻은 게 뭐냐" 며 노조 집행부를 강력히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성재 노조위원장은 "이번 한번만 더 밀어달라" 며 설득했고, 상당수 노조원도 "국민적 비판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자칫 파국으로 치달을 수 있다" 며 협상안 수용을 촉구했다는 것이다.

양측의 의견이 팽팽히 맞서자 노조는 이날 오후 11시15분부터 협상안 수용 여부를 묻는 찬반 투표를 실시, 14일 새벽 협상안을 추인했다.

○…이에 앞서 13일 오후 9시쯤 노사가 협상을 잠정 타결했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노조원들은 "이제 집에 가서 쉴 수 있게 됐다" 고 일단 기뻐하면서도 노조 집행부 등에 대한 검찰의 수사 범위와 수위에 관심을 표명했다.

한 노조원은 "그동안 가족들의 걱정이 많았던 것 같다" 며 "어서 집으로 돌아가 가족들을 안심시켜야겠다" 고 말했다.

또 다른 노조원은 "당장 내일이라도 회사에 전화해 비행 스케줄이 어떻게 잡혀 있는지 확인하고 출근 준비를 하겠다" 며 업무 복귀를 반겼다.

○…한편 김호진(金浩鎭)노동부 장관은 오후 7시쯤 노조위원장을 만나기 위해 중앙대 입구에 도착했으나 때마침 노조 집행부가 회의 중이어서 1시간30분 가량 기다리다 돌아갔다.

홍주연· 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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