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노사협상 타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12일부터 파업을 벌여온 대한항공조종사노조가 13일 밤 회사측과의 협상에서 쟁점들을 극적으로 타결지어 대한항공의 정상 운항이 가능해졌다.

이로써 민주노총의 연대파업이 수그러지는 새 국면을 맞게 됐다.

대한항공 노사는 노사 동수의 운항규정 심의위를 신설, 운항본부장이 의장을 맡고 가부 동수일 경우 부결로 하며, 최종 결정권은 사장이 갖기로 합의했다. 외국인 조종사수는 2001년 말까지 동결하되 2007년 말까지 25~30%를 줄여나가기로 했다. 또 노조원 고소.고발 취하 및 징계.민사상 책임 최소화 등 모두 5개항에 합의했다.

노조는 이 합의안을 조합원 투표에 부쳐 14일 새벽 추인받았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 운항은 14일 오후부터 부분 정상화된 뒤 16일께 완전정상화될 전망이다.

한편 명분 약한 파업의 철회를 촉구하는 여론이 일반 시민은 물론 학계.시민단체.재계 등에서 잇따르고 있다.

◇ 병원노조 파업 돌입〓서울대.이화여대.충북대.전북대.전남대병원 등 다섯곳이 13일 파업에 돌입했다. 여의도성모.강남성모.경희의료원 등 일곱곳은 이날 중 협상이 타결됐다.

◇ 파업 비난 목소리=민주노총의 홈페이지(http://www.kctu.org)에는 파업을 비난하는 네티즌들의 글이 쇄도하고 있다.

대우자동차 노동자라는 네티즌은 "허우적거리는 나라 경제와 왕가뭄 속 농민들의 아픔을 과연 민주노총 지도부가 알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는 글을 남겼다.

일부 시민단체도 이번 파업의 명분에 의문을 던졌다. 경실련 이석연 사무총장은 "일부 불법파업도 그렇고, 시기적으로도 국민적 공감을 얻기 힘들다" 고 지적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4일 회장단회의를 열어 연대파업의 즉각 중단을 촉구키로 했다.

◇ "극렬 세력 확실한 조치"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13일 헌정회 간부들과의 청와대 오찬에서 "극렬세력이 (파업을)하고 있다" 며 "불법 파업에 정부는 확실한 조치를 취할 것" 이라고 밝혔다. 이한동(李漢東)총리 주재 긴급 노동관계 장관회의는 영업방해나 시설 손괴에 대해 손해배상까지 청구하는 등 철저히 책임을 묻기로 했다.

김진국.강갑생.정현목.전진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