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 하이닉스 DR에 눈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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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외국인들이 하이닉스 반도체의 해외주식예탁증서(DR)를 사기 위해 현물 주식을 연일 내다팔고 있다.

13일 거래소 시장에서 외국인들은 WI카와 크레디리요네 등 외국계 창구를 통해 전일보다 다섯배나 많은 8백68만주를 팔아 치웠다. 매수 수량은 단 한 주도 없었다.

이에 따라 하이닉스 주가는 한때 8% 이상 하락했다가 전일보다 6.18% 떨어진 4천3백25원으로 장을 마쳤다. 거래량도 9천만주가 넘어 거래소 전체 거래량의 4분의1을 차지했다. 외국인들은 하이닉스 반도체의 DR 가격결정(15일)을 앞두고 지난 11일 3백67만주, 12일에는 1백59만주를 순매도하는 등 매도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투신증권 민후식 연구원은 "외국인들이 하이닉스 주식을 내다파는 것은 DR 30% 가량 할인 발행되기 때문에 DR로 갈아타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 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9월 포항제철이 DR를 발행할 때 외국인들이 DR 가격을 낮추기 위해 원주를 매도하긴 했지만 하이닉스의 경우 최저 발행가가 2천9백61원으로 결정돼 있기 때문에 주식 매도를 통해 가격을 낮추기보다 DR 매입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성격이 짙다는 것이다.

민연구원은 "DR로 갈아타기 위한 외국인들의 매도가 이어지고 있지만 주가가 4천원선 이하로 떨어지진 않을 것" 이라며 "오히려 DR발행에 성공할 경우 주가가 액면가 수준을 회복할 가능성이 크다" 고 지적했다.

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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