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생활가전 부문의 실질적 책임자인 이문용(사진) 부사장은 4일 광주광역시 하남산업단지 내 삼성광주전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07년에 세계 가전시장에서 연매출 100억달러, 수익률 10%를 달성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청사진을 밝혔다.
삼성전자 가전의 올해 예상 매출이 6조원가량(세계시장 기준)인 점을 고려하면 3년 만에 매출을 거의 갑절로 늘린다는 전략이다. 이 부사장은 "지난 몇년간의 노력으로 생산성, 마케팅 능력, 제품의 질 등에서 한 단계 더 도약할 기반을 갖췄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동안 가전사업은 세계 일류의 전자업체로 자리를 굳히고 있는 삼성전자의 자존심에 상처를 주는 '아킬레스건'이었다. 회사 전체 실적은 매 분기 신기록을 기록할 정도로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지만 가전부문은 최근 2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가전사업장의 광주광역시 이전을 계기로 가전사업의 틀을 확 바꾸기로 한 것이다.
이를 위해 이 부사장은 "지난해 55%였던 고급 제품군의 비중을 당장 내년에는 65%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양문형 냉장고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국가를 현재 40여개국에서 내년에는 50개국으로 늘리고, 에어컨에서도 시스템에어컨 등 프리미엄 제품을 늘리겠다고 그는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생산기지 재편 작업을 해왔다. 광주광역시사업장은 내수 및 프리미엄 제품 제조 기지로, 수원사업장은 연구개발 및 마케팅 거점으로 만들었다. 이미 중국 쑤저우(蘇州) 사업장은 분리형 에어컨과 중소형 드럼세탁기 등의 생산거점 역할을 하고 있으며, 경쟁력이 떨어진 전자레인지 공장은 말레이시아와 태국으로 옮겼다. 동유럽과 독립국가연합(CIS)에도 공장을 세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부사장은 "중소기업에서 아웃소싱을 받는 제품으로는 선진 시장 공략이 어렵기 때문에 식기세척기와 가스오븐레인지 등을 직접 만드는 방안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신 창문형 에어컨, 2조식 세탁기 등 저부가가치 제품은 과감히 축소하거나 생산을 중단하기로 했다.
광주광역시=이현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