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명성황후' 수목드라마 3파전 예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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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KBS2 '명성황후' (연출 윤창범.극본 정하연)의 시청률이 눈에 띄게 올라가면서 수목드라마의 3파전을 예고하고 있다.

방영 초반에 15% 전후를 맴돌던 '명성황후' 의 시청률은 시청률 조사 전문업체인 AC닐슨에 따르면 이미연(사진)이 등장한 지난 6~7일 25.4%로 껑충 뛰어올랐다. 그간 한 번도 주간 시청률 상위 20위 안에 들지 못하다가 단번에 4위로 올라선 것.

이같은 시청률의 급상승은 본격 멜로물로 젊은층 사이에 인기를 끌던 SBS '아름다운 날들' 이 지난달 31일 막을 내린 데 맞춰 명성황후의 아역 문근영을 예정보다 빨리 성인역의 이미연으로 교체한 게 적중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 일본 역사 교과서 왜곡 파문이 계속되는 가운데 다뤄지는 근대사여서 시청자들의 애국심을 자극한 것, 사극 전문 배우인 유동근의 뛰어난 연기와 이야기 속에 적절히 녹인 권력간의 갈등 등이 인기 요인이라는 풀이도 나오고 있다.

각 방송사는 드라마가 방송사 전반의 시청률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경쟁사 드라마보다 10여분 늦게 끝내도록 편성하거나, 특히 인기가 높은 드라마일 경우 횟수를 늘려 타사의 새 드라마를 견제하고 자사의 후속작을 돕는 등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그동안 수목드라마는 MBC와 SBS의 멜로.트렌디물이 주도해 왔다. KBS2의 경우 지난해 초 '목민심서' 로 수목드라마를 3년여 만에 부활시켰지만 '명성황후' 이전의 '천둥소리' 까지 시청률을 올리지 못해 수목 드라마의 위상을 확립하지 못했었다.

하지만 수목드라마의 3강체제를 장담하기엔 아직 이른 측면도 있다. 13일 시작하는 MBC '네 자매 이야기' 는 '가을동화' 의 오수연 작가와 트렌디 드라마에 능한 이진석 PD가 함께 만드는 작품으로 여자의 사랑을 다룰 예정이어서 젊은층과 주부 시청자들이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모르기 때문이다. 한편 지난 6일 시작한 SBS '로펌' 은 11.1%와 14.8%로 평범한 출발을 보였다.

KBS 드라마국의 윤흥식 주간은 " '명성황후' 의 시청률이 상승한 것 자체도 좋지만 KBS2 수목 드라마가 자리를 잡아가는 게 더 기쁜 일" 이라며 "앞으로도 트렌디물보다는 근.현대사를 다룬 사극이나 시대극으로 승부를 걸겠다" 고 밝혔다.

이에 따라 MBC.SBS의 20부작 내외의 트렌디.멜로물과 KBS의 50부작 이상의 사극류가 수목드라마 시청자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우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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