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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보금자리주택 지구 발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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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위례신도시 보금자리주택 특별공급 신청자들로 붐비는 접수 창구. [연합뉴스]

국토해양부가 31일 발표한 3차 보금자리주택 지구 5곳의 전체 면적은 21㎢로 일산신도시의 두 배 규모다. 주택 12만1000가구가 공급되는데 이 중 보금자리주택은 8만8000가구로 예정돼 있다. 그러나 광명·시흥 지구의 6만9000가구 가운데 2만2000가구만 3차에 공급하기로 해 실제 나올 보금자리주택은 모두 4만1000여 가구다.

지구는 앞선 시범·2차와 마찬가지로 ‘도심 20㎞ 이내의 대중교통과 광역교통시설 등 기반시설이 양호한 곳’을 기준으로 선정했다. 국토부 공공주택건설본부 이충재 단장은 “공장과 창고가 난립해 훼손된 개발제한구역으로, 보존가치가 낮은 지역을 주로 선정했다”며 “서민주택 수요가 많고 지자체가 희망하는 지역을 우선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어떤 특징 있나=후보지 5곳은 나름대로 특징과 목표가 있다. 우선 하남 감일과 성남 고등은 강남권 주택 수요를 흡수한다는 차원에서 지정됐다. 서울 항동은 서울 서부 지역에 일자리가 있는 근로자를 의식한 것이다. 광명·시흥은 수도권 서남부 거점도시를 조성하기 위해, 그리고 인천 구월은 웰빙 주거타운을 목표로 삼는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광명·시흥 지구다. 국토부는 이곳을 정비해 주거 외에도 물류·산업 등 자족 기능을 갖추도록 할 계획이다. 비교적 낙후된 수도권 서남권역의 거점도시로 육성하기 위해서다. 개발 면적은 1736만7000㎡로 전체 면적 2116만1000㎡의 82%를 차지한다. 다만 종합개발 계획을 확정한 후 전체적인 개발을 진행하기 위해 이번 3차 보금자리에서는 2만2000가구만 우선 공급한다.

서울 경계 내에서 유일하게 지정된 항동 지구는 구로구를 비롯한 서울 서남부 지역 근로자를 위해 지정됐다. 항동 일대 67만7000㎡에 중소형 위주로 4500가구가 들어선다. 보금자리주택은 3400가구다. 항동은 서울과 부천·광명의 경계에 있는 데다, 인근에 지하철 1호선(역곡·온수)과 7호선(온수·천왕)이 지나 교통이 편리하다. 다만 영등포구치소가 항동 보금자리지구 인근인 천왕동으로 이전할 예정인 것은 단점으로 꼽힌다.

서울 도심과 15㎞ 떨어진 감일 지구는 남쪽으로 위례신도시, 북동쪽으론 강일과 하남 미사지구, 서쪽으로는 올림픽공원과 접해 있다. 서울과의 접근성으론 5곳 중 가장 좋다고 평가된다. 170만8000㎡에 1만2000가구가 들어서는데 이 가운데 8400가구가 보금자리주택이다. 56만9000㎡에 2700가구의 보금자리주택이 공급될 고등지구는 판교보다 강남에 가깝다. 인근에 인릉산·청계산이 있다.

인천 구월지구(84만1000㎡, 6000가구 중 보금자리 4300가구)는 인천에선 첫 번째로 나오는 보금자리주택 지구다. 서울도심과는 25㎞ 떨어졌지만, 인천시청과는 1㎞ 거리다. 인근 재개발·재건축의 이주 수요를 소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문학 경기장 등과 연계해 친환경 주거단지로 조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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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 앞당기기로=국토부는 이날 발표된 5곳을 주민공람과 중앙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5월까지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고시할 계획이다. 지구별 구체적 물량과 토지이용계획 등은 올 하반기에 확정된다.

이충재 단장은 “10월이나 11월까지 지구계획을 확정한 후 사전 예약을 시작할 것”이라며 “입주는 2014년 초로 예정돼 있으나 사업을 서둘러 2013년 말까지 앞당길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3차 지구 지정으로 현재까지 15개 지구 38.1㎢가 보금자리 부지로 공급된다. 시범사업에서 4만4000가구, 2차 3만9000가구, 3차 4만800가구 등 8만7800가구가 공급됐거나 공급될 예정이다. 남은 지역으로는 구리·김포·남양주·고양시 일대의 그린벨트 지역이 있다.

◆분양가, 주변의 70% 될 듯=3차 보금자리주택의 추정 분양가는 시범·2차 때와 비슷한 수준이 될 전망이다. 하남 감일지구는 인근인 거여·마천동 일대 시세의 70% 선인 3.3㎡당 900만~1300만원대, 성남 고등지구는 성남시 수진동과 야탑동 시세의 70% 선인 1100만~1500만원 정도로 예상된다.

서울 항동은 2차 보금자리 지구인 부천 옥길, 시흥 은계와 인접해 비슷한 수준인 3.3㎡당 900만원대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광명 시흥지구와 인천 구월지구의 인근 시세 역시 3.3㎡당 500만~900만원 선으로 낮기 때문에 부천 옥길, 시흥 은계 지구와 비슷한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투모컨설팅 강공석 사장은 “광명 시흥과 인천 구월 지역은 집값이 하락세여서 분양가 인하 폭을 크게 잡긴 어려울 것”이라며 “보금자리주택이 이들 지역 집값을 더 떨어뜨릴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미분양 주택엔 부담=3차 보금자리주택 공급계획이 발표되면서 인근 지역의 중개업자나 건설업자들의 고민은 더 커졌다. 기존 주택 수요층이 값싼 보금자리주택이 대거 공급될 것을 기다리고 매매를 미룰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부터 시흥시 신천동에서 400여 가구 아파트를 분양하고 있는 S사 관계자는 “주변에 우리 분양가에 비해 20~30% 싼 아파트가 대거 들어온다는 데 누가 사겠느냐”며 “시흥 은계지구가 지난해 말 발표되면서 실수요자들이 대기수요로 바뀌는 바람에 대거 미분양이 남았는데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고 말했다.

박일한·권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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