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거슨 왜 그랬지? 지성 빼고 두 골 먹은 맨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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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에서 바이에른 뮌헨(독일)에 1-2로 역전패했다. 공수에 걸쳐 맹활약을 펼치던 박지성(29)을 교체한 뒤 승기를 빼앗긴 경기라 더욱 아쉬웠다.

맨유는 31일(한국시간) 독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경기에서 전반 2분에 터진 웨인 루니의 선제골로 앞서갔다. 하지만 후반 32분 프랑크 리베리의 프리킥이 루니의 몸을 맞고 골대 안으로 들어가는 불운 속에 동점을 허용했다. 경기 종료 직전에 이비차 올리치에게 역전골을 내주며 결국 패자가 됐다.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은 “오늘 경기에서는 뮌헨이 더 나은 팀이었다. 잘 압박했던 그들을 칭찬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상대 팀에 볼 점유율에서도 뒤졌고, 쉽게 골을 내주며 상대에게 승리를 헌납했다”고 패배를 인정했다. 하지만 퍼거슨 감독의 용병술이 도마에 올랐다. 퍼거슨은 후반 25분에 박지성과 마이클 캐릭을 빼고, 디미타르 베르바토프와 안토니오 발렌시아를 투입했다. 3일 열리는 첼시와의 프리미어리그 홈 경기를 앞두고 박지성과 캐릭의 체력을 안배하겠다는 계산이었다.

하지만 이는 패착이 됐다. 중원에서 뮌헨 미드필더진을 압박하던 박지성과 캐릭이 모두 빠지자 맨유는 급격히 흔들렸고 두 골을 내줬다. 스페인 국영채널 ‘TVE1’의 해설자인 호세 마누엘 디아스는 “박지성은 뮌헨을 전방부터 잘 압박했다. 나니와 함께 뮌헨의 약점인 측면을 돌파하는 모습도 좋았다. 박지성을 빼고 전술을 바꾼 것이 맨유가 역전패한 이유”라고 분석했다. 맨유는 이날 주득점원 루니가 뮌헨의 마리오 고메스와 충돌해 오른 발목을 다치는 악재까지 겹쳤다. 루니는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놓고 다투는 첼시와의 경기는 물론 뮌헨과의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8일) 출장 여부도 불투명한 상태다. 

최원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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