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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북정책 해외언론 반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미국과 일본 신문들은 부시 대통령의 7일 북.미 대화 재개선언을 1면 주요기사로 비중있게 다루면서 남북관계의 변화조짐을 전망했다.

미국 언론들은 대화 재개가 남북평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낙관론과 더불어 북한을 회담장에 이끌어내기 어려울 것이란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고 평가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부시 행정부가 북한에 대한 재검토 끝에 결국 원점으로 되돌아온 것이라는 민주당 인사의 말을 인용해 대북정책이 강경기조에서 온건노선으로 바뀌었음을 시사했다.

뉴욕 타임스는 이번 북.미대화 재개선언을 온건파 콜린 파월 국무장관의 승리로 보는 시각도 있으나 북한에 보다 엄격한 기준을 요구함으로써 북한이 이번 제안에 관심을 보일지 의문이라고 보도했다.

월 스트리트 저널(WSJ)도 협상 의제에 북한의 재래식 군사력 감축과 북핵사찰 강화를 포함한 것은 협상에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또 '제네바합의의 이행개선' 요구가 가장 논쟁적인 협상의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WSJ은 북한 역시 (미국과 마찬가지로)이번 요구에 회의적일지 모른다는 한국 전문가의 말을 인용하며 북한이 이런 조건 아래서 미국, 또는 한국과 대화를 재개할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일본 언론들은 남북 분위기가 좋아질 것이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도 구체적인 실현까지 걸림돌이 많다는 '기대반 회의반' 식 평가를 내렸다.

아사히(朝日)신문은 미국의 결정 배경으로 ▶북한의 모험적인 행동 예방▶북.미 대화중단에 대한 미국 내 비판여론 잠재우기▶북.미대화 재개를 바라는 한국 정부의 입장 배려 등을 꼽았다. 아사히는 주한미군은 그대로 두고 북한에 대해서만 군사력을 감축하라고 한다면 북한의 반대가 확실하다고 밝혔다.

마이니치(每日)신문은 이번 결정이 남북대화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긍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도 북한이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할 가능성이 크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한편 홍콩의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SCMP)는 북.미대화 재개가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의 서울 답방을 가로막는 장애들을 제거해 남북 정상회담을 성사시킬 수 있을 것이란 낙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도쿄=남윤호 특파원, 서울=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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