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튀는 다나카 튀어나온 경질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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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일본 자민당에서 다나카 마키코(田中眞紀子)외상의 경질론이 나오고 있다.

외무관료들과의 심각한 마찰, 잇따른 미국 비판 발언 등으로 심각한 구설에 올라 있는 다나카를 그대로 뒀다가는 일본 외교에 엄청난 혼선이 빚어질 것이란 이유에서다.

아사히(朝日)신문은 6일 많은 자민당 간부들이 다나카를 두고 "정상 궤도를 벗어났다" "장관의 자질이 없다" "7월 참의원 선거 전에 경질해야 한다" 고 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나카는 지난 4월 취임 직후부터 외무관리들과의 '전쟁' 등으로 정.관계에 파문을 일으켰다. 그래도 대중적 인기가 높아 최소한 참의원 선거 때까지는 유임될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그러나 최근 다나카가 외국 외무장관들에게 미국의 미사일방어(MD)전략을 비판하고 일본 외교의 근간인 미.일 안보조약까지 뒤흔드는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지자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

여기에는 다나카에 반대하는 정치인들의 입김도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민당 내 최대 파벌인 하시모토(橋本)파는 이미 다나카에게 등을 돌렸다. 모리 요시로(森喜朗)전 총리도 자질을 이유로 다나카의 외상 임용에 반대했었다.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관방장관도 다나카와 반목하고 있다.

다나카의 임용을 결정했던 고이즈미는 난감한 처지다. 조기 경질하면 자신의 정치력에 흠집이 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이즈미는 다나카를 지지한다고 밝히고 외무성 관료들에게 다나카의 지시에 따를 것을 지시하면서도 곧 다나카와 나카타니 겐(中谷元)방위청 장관을 불러 외교.안보정책을 통일키로 하는 등 양면작전을 벌이고 있다.

도쿄=오대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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