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조종사노조, 연대파업의 핵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6면

민주노총이 추진 중인 12일 연대파업이 1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연대파업의 규모와 강도 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부는 연대파업을 이끌 핵심 사업장이 아직 나타나지 않아 파업 규모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노사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는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가 연대파업에 동참할 경우 지난해 10월에 이어 다시 '항공 대란' 이 빚어질 수도 있다.

◇ 민주노총 움직임〓노동부에 따르면 5일 현재 파업이 진행 중인 사업장은 효성 울산공장과 여천 NCC 등 17곳이다.

또 현재 중앙노동위에 쟁의조정 신청을 낸 사업장은 공공연맹과 금속산업연맹 산하 노조 등 1백70여곳이다. 이중 일부의 참여 가능성이 있다. 또 구조조정 중지 등을 주장하는 보건의료 노조도 조만간 동조파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총은 노사 협상이 결렬된 사업장의 노조들을 중심으로 연대파업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구조조정 중단 및 정리해고 중지▶비정규직의 정규직화▶임금 12.7% 인상 등이 연대파업의 요구조건이다.

민주노총 손낙구 대외협력실장은 "이번 주말께 파업 규모의 윤곽이 드러날 것" 이라며 "2차 파업도 고려하고 있다" 고 밝혔다.

◇ '파업의 핵' 대한항공 노조〓파업에 참여할 뚜렷한 대형 사업장이 없는 가운데 12일 파업의 파괴력은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에 달려있다는 분석이다. 조종사 노조측은 임금 21% 인상, 외국인 조종사 취업 제한과 안전운항협의회 노사 동수 구성 등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대한항공측은 "노조측 인상안을 반영하면 인상률이 56%나 된다" 며 "회사가 적자를 보고 있는 상황에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 는 입장이다. 또 노조측의 다른 요구에도 난색이어서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또 노사 양측이 협상권을 각각 민주노총과 경총에 위임, 합의 가능성도 점치기 어려운 상황이다. 조종사 노조는 지난 1일 파업 찬반투표에 들어갔다.

이에 대해 노동부 노사조정담당관실 안경덕 서기관은 "파업의 여파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면서도 "대한항공의 파업 여부가 관건" 이라고 말했다.

강갑생.김창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