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페드컵보기] 경기 일정, 한국 '피해' 일본 '이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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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컨페더레이션스컵 예선 열두경기가 끝났다.

프랑스 · 호주 · 일본 · 브라질이 4강에 오른 대회의 중간 결산을 하면 일본의 B조 1위 성적이 가장 눈에 띈다. 일본은 예상을 깨고 조 1위를 차지한 것은 물론 5득점에 무실점이라는 완벽한 공수의 밸런스를 유지하며 우승후보로까지 거론되고 있다.

반면 한국은 2승을 거뒀음에도 불구하고 예선탈락했다. 세계 최강 프랑스가 호주에 0 - 1로 패한 것도 큰 뉴스였다. 브라질이 캐나다와 무승부를 기록한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이변이었으며 음보마 · 에투 등을 불러들이며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던 카메룬의 탈락도 흥미를 주기에 충분했다.

일본의 대약진 원동력은 물론 두터운 선수층이었지만 홈그라운드의 이점과 대회 일정을 십분 이용한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일본은 B조의 대전 3개국 중 최약체로 꼽히는 캐나다를 선정해 첫 경기를 치르며 3 - 0으로 이긴 것이 주전들의 대거 부상 결장이라는 아킬레스건을 극복케 하는 모티브가 됐다. 또 예선 경기가 2일 간격을 두고 열린 일정은 카메룬.브라질에 체력적인 부담을 크게 주며 일본의 '밥' 이 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2일 간격의 일정에서 일본은 특혜를 본 반면 최대 피해국은 한국이었다. 프랑스는 한국전에 베스트 멤버를 풀가동했지만 2차전인 호주전에서는 피로와 부상을 염려해 2진을 기용했다가 망신을 당했다. 호주에 패한 후 르메르 감독은 "48시간의 휴식은 충분치 못해 2진을 기용했다" 고 밝히며 한국에 미안함을 피력했다.

한국이 2승을 거두고도 탈락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경기 순서를 짤 때 프랑스와의 첫 경기를 강력히 요구해 생긴 업보였다. 일본은 예선 첫 경기 상대로 약체를, 예선 마지막 경기로 최강 브라질을 선택했다. 반면 한국은 최강 프랑스전을 시작으로, 최약체로 분석됐던 호주를 마지막 상대로 정한 것이 예선 탈락으로 이어지고 말았다.

브라질은 '축구로 해가 뜨고 지는 나라' '월드컵의 영원한 우승후보' 라는 명성에 흠집을 냈다. 브라질 멤버는 상대팀들에 '겁' 을 주기에 부족했다. 월드컵에 출전한 경험이 있는 골키퍼 디다를 제외하고는 신출내기 선수들로 구성된 브라질은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주전 3~4명이 제외된 일본에도 한골도 뽑지 못하는 부끄러운 경기를 펼쳤다. 카메룬과의 첫 경기에서도 2 - 0으로 이기긴 했지만 전반에는 일방적으로 몰렸다.

카메룬은 브라질.일본전에서 전반에 얻은 수차례의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결과가 예선 탈락을 재촉한 가장 큰 원인이었다. 음보마.에투가 뒤늦게 유럽에서 가세하긴 했지만 시차 극복과 피로를 회복하지 못한 것이 골 결정력을 떨어뜨린 원인이 됐다.

대회가 유럽의 리그 일정과 겹쳐 세계적인 스타 일부가 오지 못함으로써 경기 수준이 다소 떨어지고 일본과 공동 개최국인 한국의 예선탈락으로 월드컵 붐 조성에 차질이 생긴 점이 아쉽다.

신문선<본지 축구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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