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차 수출 가격 대당 8천달러 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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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한국산 자동차 대당 평균 수출가격이 처음으로 8천달러를 넘어섰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http://www.kama.or.kr)가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자동차 수출가격을 조사, 4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대당 평균 수출가격(FOB.본선인도가격 기준)이 8천74달러로 나타났다.

이 기간에 우리나라는 자동차 49만5천3백29대를 수출했고 수출액은 39억9천9백47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당 수출가격 6천9백64달러보다 15.9% 상승한 것이다.

자동차 평균 수출가격은 외환위기 전인 1996년 7천8백15달러를 기록한 후 6천달러대로 떨어졌다가 지난해 7천달러대로 다시 올라섰다.

회사별로는 전체 수출금액의 57%를 차지한 현대차가 28만1천3백1대를 수출(22억9천1백76만7천달러), 대당 수출가격 8천1백47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7천1백15달러)보다 대당 가격이 14.5% 오른 것이다.

이는 대당 수출가격이 1만5천달러가 넘는 그랜저XG.싼타페 수출이 호조를 보였기 때문이다. 현대차의 경우 아직까지 8천달러가 안되는 베르나.아반떼가 전체 수출차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이밖에 기아차는 대당 8천7백88달러, 대우차 5천8백44달러, 쌍용 1만2천3백89달러로 나타났다.

올들어 자동차 평균 수출가격이 높아진 것은 수출 주력차가 값싼 차에서 수익성이 높은 중.대형 승용차와 레저용 차량(RV)으로 다변화했기 때문이다.

특히 중소형차보다 가격이 비싼 RV의 수출 비중이 98년만 해도 5%대에 불과했으나 99년 10%, 지난해는 20%로 높아졌다.

자동차공업협회 관계자는 "국산 중.대형 승용차와 RV 수출이 순조로운 편이어서 연말에는 대당 수출가격이 8천5백달러를 넘어설 것" 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산 승용차 가격은 아직 선진국에 훨씬 못미치고 있다. 일본차는 90년대 초 1만달러를 넘어서 지난해 1만4천6백22달러, 올해 1분기 1만4천6백24달러를 기록했다. 독일 BMW는 대당 수출가격이 3만달러 수준이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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