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것이 좋아" 북한 여성들 패션에 눈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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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최근 옷차림과 머리 모양이 다양하게 변하는 등 북한 여성들이 유행에 민감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당국자는 4일 "북한의 유행은 평양 등 대도시와 국경지역에서 시작돼 인근 지방으로 확산된다" 며 "국경지역 여성들은 중국의 영향을 받아 유행에 민감할 뿐 아니라 새 유행을 만들어 전파하고 있다" 고 밝혔다.

탈북자들은 북한 주민들의 머리 스타일이 기존의 짧은 커트, 단발머리, 퍼머해 묶은 머리형 등에서 긴 생머리로 바뀌고 있다고 전한다.

북한 주민들이 패션에 눈뜨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 말로 알려졌다. 평양축전을 앞두고 북한 당국이 여성동맹 등의 조직을 통해 청년층과 대도시 주민.여성을 대상으로 옷차림과 머리단장을 잘 하라는 각종 캠페인을 전개한 것이 계기가 됐다.

그 뒤 여름이면 평양 등지에서 소매없는 윗옷 등 예전에는 상상할 수 없던 대담한 옷차림의 여성들이 늘었다.

북한의 패션문화는 90년대 후반 들어 가속도가 붙었다.

중국 등 외부의 다양한 패션이 북한에 흘러들어가 주민들의 옷차림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우선 패션의 변화 주기도 빨라졌다고 한다.

또 원피스 등 단순하고 천편일률적이던 디자인에서 벗어나 너도나도 다양하고 화려한 패션을 추구한다. 요즘은 평양에서 반지.귀걸이.목걸이를 착용한 여성들을 흔하게 볼 수 있다.

90년대 후반 이후 평양에서 패션쇼도 자주 열린다. 특히 조선옷 패션쇼는 매년 두차례 이상 정기적으로 열리는데 북한 당국은 한복 착용을 주민들에게 권한다. 지난달 열린 전국 '편의봉사부문 조선옷 전시회' 에서는 남성복 한복이 전시돼 눈길을 끌었다.

북한에 전업 패션모델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의류 임가공사업.수출 활성화 차원에서 몸매.얼굴이 뛰어난 젊은이를 선발해 패션사진을 찍어 무역잡지나 해외홍보잡지에 게재하고 있다.

정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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