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대외무역 2년 연속 증가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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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북한의 2000년 대외무역 규모가 전년에 비해 무려 33.1%나 늘어난 19억7천만달러를 기록했다. 1990년대 들어 거의 매년 감소세를 보이던 북한의 대외무역이 99년에 2.6% 늘어난 데 이어 2년 연속 증가세를 나타낸 것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북한의 지난해 수출은 5억5천6백만달러로 전년 대비 8%가, 수입은 14억1천3백만달러로 46.5%가 늘었다. 기존 주력 수출품인 섬유.철강의 비중이 낮아져 수출구조가 고부가가치 쪽으로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국가별로는 중국.일본이 전체 교역량의 48%를, 한국이 21.6%를 차지해 주변 3국에 편중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지난해 남북교역액은 4억2천5백만달러(27.5% 증가)로 89년 교역을 시작한 이래 사상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한편 북한과 중국간의 교역도 3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97년 이래 2년 연속 감소세를 보이다가 반전된 것이다.

양국 교역량은 99년 3억7천만달러에서 지난해 4억8천8백만달러로 31.8% 늘어났다. 북한의 대(對)중국 수입은 3억2천8백만달러에서 4억5천1백만달러로 37.2% 증가했으나 수출은 4천2백만달러에서 3천7백만달러로 10.8% 감소했다.

북한의 수입 증가는 금강산 관광수입 등 가용(可用)외화를 확보했기 때문인 것으로 KOTRA 관계자는 분석했다.

북한이 중국에서 수입하는 물품은 원유.옥수수.쌀 등 연료.식량류가 주종을 이뤘다. 이런 품목의 양국 거래는 여전히 국제시장 가격보다 싼 지원성 교역으로 이뤄진다.

지난해 북한의 대중국 수입에서 눈에 띄는 것은 ▶30인 이상용 버스 1천1백만달러▶지프 7백만달러 등 차량 수입이 크게 늘어난 점이다. 이는 북한의 수송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그러나 북한의 대중국 수출은 97년 이래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97년 1억2천1백만달러이던 것이 98년 5천7백만달러▶99년 4천2백만달러로 줄었다. 이는 ▶북한 상품의 경쟁력 상실▶남북교역 증가에 따른 남한으로의 수출선 변경▶99년 중반 북.중 접경지역에 있는 '원정리 국제자유시장' 의 폐쇄로 인한 무역 위축 등이원인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동현.양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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