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쇼핑 천국 신 르네상스 꿈꾼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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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서울 속의 외인 지대' 이태원이 재래시장 규모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국제쇼핑타운으로 탈바꿈한다.

서울의 대표적 외국인 상가이긴 하지만 무질서한 거리환경과 주차난, 문화 프로그램 부족 등이 겹쳐 갈수록 명성을 잃어가는 현실을 타개하개 위해서다.

서울시는 28일 '이태원 관광특구 활성화 종합대책' 을 발표했다.

이곳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2000년 한해에만 1백64만명. 하루 평균 4천~5천명이다. 1998년 이전만 해도 일본인이 대부분이었으나 최근에는 중국.동남아.미국.유럽 관광객이 많아졌다.

관광수입도 연간 1조3천억원에 달한다. 서울시가 이번 대책을 마련한 것은 이러한 이태원의 상품성과 관광특구의 기능을 살리기 위한 것이다.

◇ 주차난 완화=이태원의 노상 주차장은 20면에 불과하고 대형 버스를 주차할 공간은 거의 없다.

여행사 관계자들은 "이태원을 찾는 하루 4백대의 관광버스들은 관광객들이 쇼핑하는 동안 상가 주변을 계속 맴돌거나 도로가에 불법 주차할 수밖에 없는 형편" 이라고 말했다.

이에 서울시는 연말까지 4백대 규모의 공공주차장을 마련할 계획이다.

◇ 청결한 거리 만들기=지하철 6호선 공사로 인해 이태원에는 파손되거나 낡은 가로등이 많다. 서울시는 사용 중인 1백74개의 가로등을 오는 10월까지 청사초롱 모양으로 전부 교체할 계획이다.

또 1백38개에 이르는 노점상에 대한 정비도 강화한다. 지하철역이나 횡단보도 앞 등은 절대금지구역, 차량이나 시민통행에 지장을 주지 않는 곳은 상대정비구역으로 지정해 관리한다.

◇ 마케팅 강화=이태원은 인도.태국.파키스탄.멕시코 등 세계 각국의 음식점들이 모여있는 곳이다. 서울시는 이들 음식점을 관광상품으로 묶고 세계 각국의 음식을 한자리에 모은 2백평 규모의 '음식 광장(Food Court)' 도 마련키로 했다.

또 이화시장을 중심으로 전세계 국수 메뉴만 모은 '먹자골목' 을 조성할 계획이다.

◇ 이벤트 운영=쇼핑 외에는 별다른 볼거리가 없던 이태원에 다양한 축제와 공연을 유치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봄.가을 이태원 축제를 비롯해 전통국악이나 힙합.춤 공연 등을 주말 상설무대에 올릴 계획이다.

서울시 안승일(安承逸)관광과장은 "이태원을 상징하는 공식 로고도 만들어 거리 전체에 국제적인 쇼핑타운 이미지를 심겠다" 며 "앞으로 인사동 못지 않은 깔끔한 명소로 가꿔나갈 것" 이라고 밝혔다.

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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