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턴의 사과나무' 고사 위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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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한국표준과학연구원(대전시 유성구 도룡동)이 요즘 사과나무 때문에 비상이 걸렸다. 1978년 10월 연구원 설립 기념으로 미국 연방표준국(NBS)으로부터 기증받은 '뉴턴의 사과나무' 세 그루 중 두 그루가 최근 잇따라 고사(枯死)해 나머지 한 그루 살리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

이 나무는 뉴턴(1642~1727)이 1665년 영국 켄싱턴 집 뜰에 앉아 사과가 떨어지는 것을 보고 만유인력을 발견한 바로 그 사과나무의 손자뻘. 미국측이 1957년 영국에서 접목해 메릴랜드 묘목원에서 가꾸고 있는 '2세대 나무' 에서 재접목한 것이다.

연구원은 기증받은 세 그루 가운데 한 그루를 물리연구동 앞 잔디밭에 심고 나머지 두 그루는 묘판장에서 관리해 왔다.

그러나 이 나무가 99년 갑자기 시들기 시작하더니 말라 죽고 말았다. 연구원은 묘판장에 있는 나무 한 그루를 같은 자리에 이식했으나 이마저 최근 고사했다. 연구원측은 잔디밭 토양이 진흙이어서 배수가 안됐기 때문으로 파악하고 정성껏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이 나무마저 생육상태가 그다지 좋지 않자 최근 접목을 통해 다섯 그루를 새로 만들어 묘판장에 심었다.

대전=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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