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람] 바레인 공주 "가족과 화해하고 싶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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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샌디에이고 AP=연합]바레인의 한 쇼핑몰에서 만난 미국 해병대원과 사랑에 빠져 모든 것을 버리고 몰래 출국한 바레인 공주 메리엄 알 할리파(19)가 최근 "가족과 화해하고 싶다" 는 애틋한 심경을 털어놨다.

하마드 빈 이사 알 할리파 국왕의 조카딸인 메리엄은 1999년 11월 미군 서류를 이용해 제이슨 존슨(25)과 미국 시카고로 도피한 뒤 라스베이거스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샌디에이고 펜들턴 해병기지 부근의 공영아파트에서 지내왔다.

메리엄은 바레인 정부의 강력한 송환 요구에 따라 불법 입국 혐의로 쫓겨날 뻔했으나 미 이민당국은 메리엄이 추방될 경우 이슬람 율법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다는 인권단체의 주장 등을 받아들여 지난 24일 이민비자를 발급했다. 영주권을 얻게 된 메리엄은 26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그때는 (도피가)유일한 선택이었지만 가족과 어떻게든 화해하고 싶다" 고 말했다.

메리엄은 그러나 고국으로 돌아갈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하면서 "(이곳에서)운전을 배운 뒤 학교를 나와 직업도 가질 것" 이라며 미국 생활의 꿈을 펼쳐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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