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주는 '시들' 저 PER주는 '활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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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지난달 이후 주가수익비율(PER)이 낮은 종목들이 크게 오르고 있다. 테마주가 시들해진 반면 PER가 새로운 투자기준으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PER는 주가를 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것으로, 수치가 낮을수록 주식이 실적에 비해 낮게 평가된 것을 의미한다.

최근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저(低)PER주는 대우자동차판매. 지난달 10일부터 이달 25일까지 주가가 1백25.7% 올랐다. 대우자판의 주가 폭등은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인수 기대감이 작용했지만 이 회사의 주가가 실적에 비해 지나치게 낮게 형성된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대우자판은 지난달 10일 주가가 1천7백50원으로 주당 순이익(1천9백73원)보다도 낮았다.

동부화재도 같은 기간 중 주가가 1백25.2% 올랐다. 이 회사는 지난달 10일 주가가 주당 순이익을 간신히 웃돌 정도로 제 값을 받지 못하다 이달 들어 폭등세로 돌변했다.

이밖에 동서산업.현대모비스.한화증권.삼성물산 등도 주가가 많이 올라 '저 PER주' 붐을 불렀다. 이번 상승 장세에서 PER가 낮았던 보험.건설주의 상승폭이 두드러졌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저PER붐은 기업 실적에 기초한 투자패턴이 최근 들어 확산한 데 따른 현상으로 풀이된다. 저PER 종목들이 기술주에 밀려 오랫동안 외면받다가 자산가치와 저가 메리트가 부각되면서 매력적인 투자대상으로 떠오른 것이다.

특히 저PER종목 가운데 상당수는 배당수익률이 시중금리를 뛰어넘어 저금리 시대에 배당투자 유망종목으로 꼽히고 있다.

이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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