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예탁금 최고치 기록…신규자금은 감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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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고객예탁금이 지난해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지만 주가 상승에 대한 지나친 기대는 금물이라는 지적이다. 신규자금 유입보다 개인들이 주식을 내다판 매도 자금이 고스란히 예탁금으로 잡혀 착시현상을 초래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25일 현재 고객예탁금은 9조3천6백38억원으로 지난 1월 최고치(9조9백27억원)를 넘어섰다. 지난달 초(7조5천억원)에 비해 단기간에 2조원 가까이 늘어나 앞으로 주가 상승에 힘이 돼줄 것이라는 기대를 낳고 있다.

그러나 25일 현재 개인 매매분을 감안한 실질 예탁금은 지난 1월 최대치(6조8천1백72억원)에 못미치는 5조2천95억원에 그쳤다.

실질 예탁금은 당일 고객예탁금 증가분과 개인 순매수 규모를 반영해 산정하는 수치로, 실질 예탁금이 감소하면 신규로 증시에 유입되는 자금이 그만큼 줄었다는 의미다.

실제로 지난 17일부터 24일까지 개인 순매도 금액은 8천억여원에 달한 반면 고객예탁금 증가는 5천9백억원에 불과했다. 고객예탁금이 늘었지만 오히려 증시에서 2천억원이 빠져나간 셈이다.

동원경제연구소 신진호 연구위원은 "최근 외국인들이 주식을 사들이고 기관들이 프로그램 매수를 하는 동안 개인들이 줄곧 주식을 내다팔아 실질 예탁금이 줄어들었다" 면서 "개인들은 공모주 청약 등 위험이 작은 투자에 주력했을 뿐 증시에 신규로 자금을 밀어넣은 것은 아니다" 고 분석했다.

하재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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