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6회 백상예술대상 시상식, 스타들의 드레스 코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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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회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이 26일 오후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에서 열렸다. TV와 영화를 아우르는 국내 최고 권위의 대중문화 축제다. 쌀쌀한 날씨에도 톱스타들을 보려는 팬들이 몰려들었다. 시상 결과 외에도 관심이 집중된 대목은 스타들의 드레스 코드. 레드 카펫에 오른 스타들의 스타일이 화제가 됐다. 흰색, 혹은 파스텔 컬러가 주를 이루었던 예전과 달리 다채로운 컬러와 실루엣으로 보는 재미를 듬뿍 선물했다.


◆길거나 혹은 짧거나=여자 배우들에게는 시상식의 바이블’이라고 할 만한 롱 드레스가 여전한 인기를 누렸다. 이휘재와 함께 시상식 사회를 맡았던 김아중은 꽃장식이 치맛단에 달린 은빛 드레스로 단아한 매력을 발산했다.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의 상큼발랄 캐릭터로 스타덤에 오른 황정음도 이날만큼은 롱 드레스로 성숙한 면모를 연출했다. 평소 캐주얼룩을 즐겨 입었던 최강희는 주름장식이 더해진 누드 컬러의 롱 드레스를 입고 나와 관심을 모았다.

반면 미니 드레스 차림으로 귀엽고 여성스러운 매력을 발산한 스타들도 눈길을 끌었다. 한효주는 스커트에 볼륨이 강조된 미니멀한 블랙 드레스를 입고 등장했다. 축구 선수 데이비드 베컴의 아내이기도 한 빅토리아 베컴이 디자인한 브랜드라 더욱 이슈가 됐다. 박보영은 사랑스러운 파스텔 핑크 컬러의 미니 드레스로 특유의 깜찍한 매력을 한껏 발산했다. 축하 공연 무대에 선 걸그룹 소녀시대의 윤아도 미니 드레스 차림으로 레드 카펫을 밟았다.

◆블랙 vs 컬러=시원한 자태를 드러내는 데 검정만한 색상이 없다. 레드 카펫을 걷는 짧은 시간 동안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야 하는 스타들은 역시 블랙 드레스를 선호했다. TV 부문에서 대상을 거머쥔 고현정은 오간자(실크·레이온 등 얇고 투명한 옷감) 톱을 걸친 블랙 튜브 드레스를, 영화 부문에서 최우수 연기상을 받은 하지원은 허리 부분이 은근하게 비치는 블랙 드레스를 입고 등장했다. 또 선우선은 가슴선이 깊이 파인 롱 드레스로 섹시함을 과시하기도 했다.

봄을 예고하려는 듯 화사한 컬러로 눈길을 사로잡는 배우들도 많았다. 채도가 높은 녹색 계열의 새틴 저지 드레스를 입고 등장한 김남주, 오렌지 컬러 드레스를 선택한 손예진, 톤 다운된 그린 컬러 드레스를 입은 신세경 등이 모두 컬러플한 드레스로 레드 카펫을 수놓았다.

◆더욱 트렌디하게=레드 카펫 스타일링에도 법칙이 있다. 우아하고 섹시한 면모를 한껏 과시하는 것이다. 하지만 트렌디한 의상으로 이 ‘법칙’에 도전한 이들도 눈에 띄었다. 김현정·하지원은 요즘 할리우드 스타들이 가장 열광하고 있는 원 슬리브 드레스(소매가 하나 밖에 없는 디자인)를 선택했다.

손예진은 올 여름 가장 주목할 만한 스타일로 떠오르고 있는 타이 다이(군데군데 묶어서 무늬를 넣는 염색 기법) 드레스를 발 빠르게 선택했다. 패셔니스타다운 면모를 각인시켰다. 고현정은 요즘 해외 시상식장에서 각광받고 있는 브로치 하나로 포인트를 주는 스타일링을 보여줬다.

◆자유로워진 턱시도 룩=한때 남자 배우들은 레드 카펫에서 입을 맞춘 듯 턱시도에 검정 보타이를 매치한 비슷한 모습으로 등장했었다. 올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장에선 이 같은 천편일률적인 스타일과 다른 모습이 연출됐다. 보타이 사랑은 여전했지만 블랙 컬러가 아닌 회색 계열이나 아예 프린트가 들어가 있는 디자인을 선택했다. 아예 노타이로 등장하는 경우도 많았다.

예컨대 이병헌은 타이 대신 행커치프로 포인트를 준 슬림한 블랙 수트를, 김남길은 칼라 깃이 높은 셔츠의 단추를 풀어 편안한 스타일링을 보여주었다. 최다니엘·윤시윤 등은 그간 레드 카펫에서 냉대를 받았던 더블 브레이스트 버튼 재킷(옷 앞을 깊게 겹쳐 버튼을 두 줄로 부착하여 여미도록 한 재킷)을 여유롭게 소화했다.

글=양수진(인스타일 편집장)
최경진(인스타일 패션담당) 기자
사진=인스타일 제공


매끈한 몸매와 섹시한 의상을 매치시킨 손예진.

‘인스타일상’ 받은 손예진   앞자락 살짝 터 섹시함 강조

손예진은 26일 ‘패션의 여왕’에 올랐다. 올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에서 패션매거진 ‘인스타일’이 패셔니스타에게 수여하는 ‘인스타일상’을 받았다.

손예진은 이날 오렌지 컬러 타이 다이 드레스에 주얼리 클러치로 포인트를 준 룩을 선보였다. 드레스는 보디 라인을 따라 매끈하게 밀착됐다. 앞자락이 트여 다리가 살짝 드러나도록 한 디자인은 그녀의 섹시한 매력을 부각시키기 충분했다.

손예진은 그간 레드 카펫에서 항상 스타일리시한 모습으로 등장해 ‘레드 카펫의 여신’이라는 칭호를 얻기도 했다. ‘연애소설’(2002년). ‘클래식’(2003년)년부터 ‘무방비도시’(2008년), ‘백야행’(2009년)까지 그간 쌓아온 다양한 작품만큼 스타일 역시 매번 청순부터 팜므파탈까지 폭넓게 소화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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