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제지설비부문 1위 베르그만 메초 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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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2면

세계 최대 제지설비회사인 메초(http://www.metso.com)그룹의 토오 베르그만 회장(사진)은 "한국 제지업체들이 최근 설비과잉으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종이시장의 미래는 낙관적" 이라고 말했다.

올 2월 회장에 취임한 그는 업무파악차 아시아.태평양지역을 돌면서 지난 24일 한국에 들렀다.

메초는 1998년 순즈 디파이브레이터와 발멧을 합병해 만든 핀란드계 회사다.

제지용 설비인 초지기(抄紙機)뿐 아니라 제지공정 시스템.포장용기 제조설비 등을 공급하고 있다. 초지기 부문의 세계 시장점유율은 40%선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33억9천만달러였다. 국내시장에는 지난 77년부터 초지설비 등을 공급해 왔다.

- 한국의 종이시장 전망은.

"공장설비가 넘쳐 여러 회사가 합병하거나 해외업체에 인수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그런 인수.합병은 전세계적으로 진행된 추세로 봐야 한다. 중.장기적으로 한국시장은 계속 성장할 것이다.

종이 소비는 국내총생산(GDP)이 커질수록 계속 늘어난다. 미국의 1인당 종이 소비량은 한해에 3백50㎏이나 한국은 1백50㎏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인쇄지.백상지.티슈의 품질은 세계적인 수준에 왔다. 그러나 판지 제조기술은 더 개선할 필요가 있다. "

- 인터넷 시대에 종이 수요가 줄 것이라고 우려하는데.

"아직 큰 변동은 없다. 종이시장이 80년대 이후 매년 8%씩 성장했는데, 앞으로 2010년까지 3~4%대의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종이없는(paperless)사무실이 실현되기는 멀었다.

인터넷을 통해 콘텐츠의 양이 급증하면서 이를 인쇄해보는 사람이 많다. 또 전자상거래의 활성화로 배달을 위한 포장종이 수요도 늘었다. 여러 비용을 따져보면 아직까지는 정보전달 수단으로서 종이가 가장 싼 수단이다. "

- 환경문제에 대해선.

"앞으로는 재생(리사이클링)기술이 중요하다. 이미 사용한 목재 섬유(fiber)를 이용해 싼 비용으로 좋은 품질의 재생지를 만드는 기술을 집중 연구하고 있다. 최근엔 대도시 인근에 제지소를 만들어 폐지를 곧바로 수거해 재활용하는 시스템을 미국에서 시행하고 있다.

또 목재가 한정된 자원인 만큼 목재 섬유를 적게 쓰면서 고품질의 종이를 생산해내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힘쓰고 있다. "

서익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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