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초대석] 인크루트 이광석 대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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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5면

"기업.개인 모두에게 유용한 종합 HR(인적자원)서비스 회사를 만들어 국내 채용시장에서 인프라 역할을 하겠다!"

1998년 6월 '인재를 찾는 기업' 과 '직장을 원하는 젊은이' 들을 인터넷에서 연결해 주는 서비스를 선보인 인크루트(http://www.incruit.com) 이광석 대표의 당찬 포부다. 이 대표는 올해 스물일곱.

아직 대학 졸업도 못한 휴학생(연세대 천문우주학과)이지만, 국내 인터넷 채용 시장에서의 영향력은 작지 않다.

지난 3년간 서비스를 하면서 확보한 회원은 개인 53만명, 기업 2만1천곳에 이른다. 충분치는 못해도 앞으로 꿈을 펼쳐갈 토대는 마련됐다고 자신한다.

이 대표는 초등학교 시절 컴퓨터에 빠져 중학교 1학년 때는 8비트 컴퓨터로 지금의 전자수첩과 비슷한 주소록 프로그램을 만들어냈다.

94년 미국에 있는 친구와 e-메일을 주고받으며 인터넷의 무한한 가능성에 깜짝 놀랐고, 다음해에는 한국통신의 기업전용망을 집에 깔아놓고 인터넷에 푹 빠졌다.

- 인터넷 사업은 왜 하게 됐나.

"사업 차원에서 시작한 게 아니고 인터넷 사용자들에게 뭔가 도움을 주고 싶어서 했고, 하다 보니 사업할 기회가 생겼다. PC통신 나우누리의 '인터넷스터디포럼' 의 시삽을 할 무렵 10여명의 회원이 신촌의 인터넷 카페에 모여 스터디해 97년3월 검색엔진(ZIP!)을 만들었다. 인크루트는 IMF(국제통화기금)위기 때 만들었다. 구조조정.정리해고가 한창일 때였다. 기업들을 많이 모아 놓으면 직장을 얻으려는 개인들이 많이 이용할 것으로 생각했다. 단순히 정보를 제공하는 차원을 넘어 실질적으로 취업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었다. "

- 경쟁업체들이 많은데.

"다른 업체들이 정보 제공에 치중하는 것과 달리 우리는 효율성을 높이려고 노력한다. 회원으로 가입할 때 써내는 게 많고 절차도 복잡한데, 이는 취직이 잘 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입력은 까다롭지만 검색은 편리하다. 동영상 지원서, 화상면접 서비스도 우리가 먼저 시작했다. 한국신용평가와 제휴, 기업 재무정보도 제공한다. 개인과 기업 모두에게서 신뢰를 얻도록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

- 후발업체가 서비스를 따라하면 차별화가 어려울텐데.

"다른 인터넷 사업이 그렇듯 이 분야도 선점효과가 크다. 우리 고객은 80%가 한번 이상 이용했던 회원이고 신규회원은 20%에 불과하다. 고객 신뢰가 그만큼 큰데, 경쟁사가 쉽게 깰 수 있는 게 아니다. "

- 그동안의 성과를 평가한다면.

"매출은 99년 1억5천만원, 2000년 10억원, 올해는 37억원이 목표다. 이익은 작년까지는 못냈는데 올해 8억원 정도 예상한다. 인터넷 채용은 블루칼라는 거의 없고 신입사원에서 주니어층이 주력이다. 아직은 초기단계다. 인터넷 채용은 매출원가가 거의 없어 부가가치가 높다. "

- 회원들의 취업 실적은.

"집계는 못해봤는데 3만명 정도 될 것이다. 개인은 물론 기업에서도 고맙다는 내용의 메일을 많이 보내온다. "

- 최근 오프라인 채용박람회를 마련했는데.

"지난 11일 KBS와 공동으로 온-오프 결합형 공개채용박람회를 시작했다. 11월까지 모두 15회 연다. 다른 박람회와 차별화하기 위해 해당 기업에 적당한 인재를 3~5배수로 걸러서 지원토록 해 면접만 보고 바로 채용 여부를 결정하도록 했다. "

- 앞으로 더 하고 싶은 일은.

"우선 인크루트에서는 회원 개개인의 경력개발을 도와주는 서비스를 할 계획이다. 기업 회원에게는 정보제공은 물론 채용.컨설팅까지 지원하는 HR 종합 서비스를 할 것이다. 국내 굴지의 회사로 성장해 채용시장에서의 인프라 역할을 하는 게 목표다. 취업 다음에는 결혼정보.육아.주부.창업.유학 등 사람이 살아가면서 부딪치는 모든 일에 대해 정보도 제공하고 직접적인 서비스도 하는 사업을 하고 싶다. "

- 일찌감치 사업을 시작했는데 뭘 배웠나.

"돈벌기 참 힘들다는 것을 배웠다. 젊은 직원들과 도전적으로 일하는게 영광이다. 실력과 노력으로 벌 것이다. "

유규하 기자

사진=변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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