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 대학들 '교수 지키기' 비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명성있는 교수들이 고액 연봉 등의 제의를 받고 잇따라 서울 등 다른 지역 대학들로 옮기자 전북지역 대학들에 교수 지키기 비상이 걸렸다.

23일 전북대에 따르면 이달 초 심장의학계에서 세계적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의대 高모 교수가 포항공대에 스카웃됐다.

高교수는 전북대보다 50% 가량 더 많은 연봉과 월등히 나은 연구지원을 받는 조건으로 자리를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高교수는 물고기를 이용한 심장근 재생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이에 앞서 지난달 반도체물성연구소장인 李모 교수도 연구비 인상 등을 제시받고 성균관대로 갔다. 李교수는 연구원 3명.대학원생 2명 등 5명을 데려갔다.

李교수는 반도체물성연구소를 운영하면서 국가지정과제인 벽걸이 TV의 핵심기술인 '나노튜브' 를 연구하는 등 반도체분야의 권위자다.

특히 그는 세계적인 학술지 '사이언스' 의 표지인물로 등장하기도 했다.

이밖에 원광대 신문방송학과 宋모 교수가 지난해 성균관대로 이적했으며 올들어 전주대.우석대 교수 각 한명씩이 서울 소재 대학으로 갔다.

대학들은 실력파 교수들의 유출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 대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우선 교수 연구비를 대폭 늘려 연구 여건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전북대가 지난달 학교발전기금 모금위원회를 결성, 동문.도내 기업인들로부터 기금을 받는 데 이어 원광대.전주대 등도 기금 마련에 적극 나섰다.

원광대 관계자는 "우수한 학생 못지 않게 유능한 교수 확보가 지방대학 경쟁력을 높이는 데 관건" 이라며 "다른 대학들의 '유혹' 에 흔들리지 않도록 능력 있는 교수들에 대한 투자와 지원을 늘려야 한다" 고 말했다.

서형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