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대학들 주민 모시기 '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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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회사원 정영기(38 ·대구 수성구 만촌동)씨는 지난 주말 가족들과 영남대박물관에서 열리는 '조선시대 목판전'을 보며 오랜만에 '역사공부'를 했다.정씨는 "초등 2학년인 딸에게도 큰 교육이 됐다"고 말했다.

지역 대학들이 '주민 껴안기'에 나서고 있다.학생모집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주민들에게 학교를 알리고 좋은 이미지를 심겠다는 의도다.

◇시설개방=지난달 27일 경북대에는 할아버지 ·할머니 50여명이 이곳저곳을 둘러봐 눈길을 끌었다.학교로 야유회를 온 구룡포읍 하정리 주민들이었다.숲속에 의자가 놓인 본관앞 센트럴파크도 시민들의 쉼터 역할을 하고 있다.

영남대는 도서관 등 개방에 이어 지난주 박물관의 주요 소장품인 조선시대 목판 2백여점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시민들을 위해 토 ·일요일에도 박물관 관계자들이 일일이 작품 설명을 하고 있다.

대구대는 학교 방문을 희망하는 초 ·중 ·고교나 주민들에게 버스를 제공하고, 박물관 ·점자도서관 ·정보통신센터 등을 안내하는 투어도 운영중이다.

경운대 최진근(55)기획실장은 "주민들과 교류하지 않는 대학은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며 "학교의 개방이 학생모집과 학교 이미지 제고에 큰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주민 모시기=영남대는 지난달 8일 대구 ·경산시민 2만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벚꽃축제'를 열었다.

학교측은 부모와 함께 온 어린이들을 위해 물로켓 등을 만드는 발명캠프를 열고,댄스와 사물놀이 공연에 이어 영남대 윈드오케스트라 연주회도 마련했다.

또 음대 국악 ·성악 ·기악전공 교수들이 지난 22일 안동에서 공연을 가진데 이어 이달말까지 포항 ·김천 ·진주에서 잇따라 음악회를 연다.

경산대는 지난 22일부터 주민과 고교생들을 초청, 우유 ·맥주 빨리 마시기대회와 미니콘서트 등 다양한 행사를 열고 있다.

대구대는 지난달 28일 학교 인근 내리 ·상림리 주민 6백여명을 초대해 식사를 대접하고 교직원들과 어울리는 행사를 가졌다.

영남대 엄희창(41)홍보계장은 "주민 초청행사는 자연스럽게 학교를 소개할 수 있는 좋은 홍보방법 중 하나"라면서 "반응도 좋다"고 말했다.

◇주민 공원=대구대는 교내 골프장 인근 학교터 4만여평에 피크닉장 ·야외결혼식장 ·미니축구장 ·농구장 ·족구장 ·모험놀이터 등을 갖춘 주민공원을 지난 3월 착공해 8월말 완공할 예정이다.

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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