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잘게 나눠서 공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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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특정 수요자를 대상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적립식 펀드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이들 상품은 가입 대상자를 군인.기업 등으로 아예 제한하거나, 가입 제한은 없더라도 맞벌이 부부 등 특정 계층을 집중 공략하는 마케팅을 하는 게 특징이다.

현대증권이 지난 4월부터 판매 중인 '사과나무 통장'은 어린이 교육비 마련을 위한 적립식 상품으로 부모가 어린이 명의로 들어주도록 만들어졌다.

국공채와 통화안정채권 등에 투자되는 채권형 상품이며,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단계별 입학시점에 따라 최대 6회까지 적금을 깨지 않고 일부 금액을 교육비로 빼낼 수 있다. 교통상해 의료비 등 무료 상해보험에도 자동 가입된다. 현재까지 29억4000만원(3444개 계좌)어치가 판매됐다.

동원증권도 9월 말 군 장병과 입대 예정자, 직업군인 등을 겨냥한 적립식 펀드인 '충성! 신고합니다' 펀드를 선보였다. 적립식 펀드는 통상 2~3년은 투자하는 게 좋은데 이 기간이 군 복무기간과 비슷하다는 점에 착안한 상품이다. 펀드 가입 시 부가서비스 수혜자로 지정된 장병이 군복무 중 사고를 당하면 1억5000만원까지 보장되는 군인보험에 가입된다. 또 해당 장병에게 생일선물이 배달되며 가입 1년 후부터는 교양지가 배달된다. 이 펀드는 자산의 60% 이상을 주식에 투자하는 주식형으로 매월 최소 20만원 이상을 적립하는 정액 적립식이다. 현재 펀드 판매액은 5억200만원 수준이다.

대신증권도 1일부터 기업 대상의 적립형 펀드를 판매 중이다. 기업의 여유자금이나 자투리 자금을 보통예금이나 머니마켓펀드(MMF)로만 굴리지 말고 주식 등 고수익 자산에 적금 붓듯이 투자하라는 게 상품의 취지다.

CJ투자증권이 판매 중인 맞벌이 부부 전용펀드는 맞벌이가 아니어도 가입할 수 있다. 주요 마케팅 대상을 맞벌이 부부에 맞췄을 뿐이다. 맞벌이 부부에 종자돈 마련이나 연말정산 컨설팅을 제공하고 자녀 안심보험 등에 무료로 가입시켜 준다.

삼성증권도 기존의 적립식 펀드인 '웰스플랜 적립식 펀드'를 개선한 '30대.40대.50대 펀드' 등 세대별 펀드를 판매 중이다. 일생 주기(라이프 사이클)별로 투자 성향과 목적이 다르다는 점에 착안한 상품이다.

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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