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즐기면서 배우는 히딩크 훈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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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축구 감독의 스타일은 훈련과정에서 가장 잘 드러난다.

거스 히딩크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의 선수 조련 방법은 가능한 한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훈련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다.

지난 21일 오후. 전날 입국해 첫 훈련에 나선 일본 J리그파 5명 중 황선홍.홍명보.최용수는 대표팀 정해성 코치와 함께 미사리 훈련장 보조 그라운드에 쇠말뚝만 박아 임시로 설치한 테니스 코트로 향했다. 귀국 등 부산한 일정 때문에 이들의 체력이 떨어져 있다고 판단한 히딩크 감독이 '회복 훈련' 으로 선택한 족구를 하기 위해서였다.

황선수와 홍선수를 한 조로 묶어 최선수와 정코치 조를 상대하게 한 히딩크 감독은 '상대편 네트에서 공이 넘어올 때는 한번 퉁겨도 되지만 그 다음부터는 공을 땅에 떨어뜨리지 않고 논스톱으로 되넘기는 풋볼 테니스' 훈련 방식을 자세히 설명했다.

히딩크 감독은 지난주 '핸드 사커' 도 선보였다. 6명씩 두 팀으로 나눠 패스는 손으로만 하고 슛은 반드시 헤딩으로 하게 하는 방식이었다. 이 훈련은 유럽에서는 일반화돼 있고 공을 잡은 선수들의 시야를 넓게 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허진 언론담당관은 "히딩크 감독은 같은 훈련이라도 조금씩 내용을 달리해 선수들이 지루하지 않게 한다" 며 "체력 소모는 같더라도 재미있어 해 훈련 효과가 높다" 고 말했다.

신준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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