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흐 웹사이트 자료 저작권 논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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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한 네티즌이 5년간 공들여 만든 '빈센트 반 고흐 사이트' 에 올라 있는 자료들을 유사 사이트가 임의로 복사해 게재하면서 웹사이트 데이터베이스의 저작권 유효성을 둘러싼 논쟁이 한창이라고 뉴욕 타임스가 17일 보도했다.

캐나다인 컴퓨터 프로그래머 데이비드 브룩스(36)는 1997년 네덜란드의 천재화가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과 자료를 담은 웹사이트(http://www.vangoghgallery.com)구축을 시작했다.

여기에는 브룩스가 어렵게 구한 경매 카탈로그 등 희귀한 자료를 포함해 유화.수채화.스케치.드로잉 등 2천2백여점의 작품, 고흐가 생전에 남긴 8백64통의 편지 등 광범위한 자료가 수록돼 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브룩스는 네덜란드인 에른스트 쿠어스가 만든 유사 사이트(http://www.about-van-gogh-art.com)를 발견하곤 경악했다. 브룩스 외에 누구도 찾아낸 적이 없는 자료들이 이 사이트에 올라 있었기 때문이다.

브룩스는 이를 '절도' 로 간주하고 유사 사이트를 폐쇄하려고 시도했지만 벽에 부닥쳤다.

고흐 작품의 저작권 보호기간이 이미 끝나 누구나 이를 복제할 권리가 있기 때문이다. 통상 그림의 저작권 보호기간은 작가 사후 50~70년인데 고흐는 1백10년 전인 1890년에 사망해 이미 시효가 만료됐다.

쿠어스측은 자료 일부를 브룩스의 사이트에서 복사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브룩스가 자료를 독점할 권리는 없다" 며 사이트 폐쇄를 거부했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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