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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성마비 철인' 휠체어 미국 횡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팔다리를 쓰지 못하는 뇌성마비 1급 장애인이 입으로 전동 휠체어를 운전해 8개월 만에 미국 대륙을 횡단하는 데 성공했다. 주인공은 최창현(崔昌鉉.37.대구시 남구 대명동.사진)씨.

지난해 9월 초 전동 휠체어를 타고 로스앤젤레스를 출발한 崔씨는 16일 자신의 홈페이지(http://www.where.co.kr/hyun)를 통해 "지난 13일 워싱턴 DC에 도착했다" 고 전해왔다. 崔씨의 미국 대륙 횡단은 LA~애리조나~미주리~오하이오~워싱턴DC에 이르는 5천여㎞를 시속 7㎞의 속도로 하루 10시간씩 이동하는 강행군이었다.

차가운 날씨와 거센 바람, 곪아터진 엉덩이 때문에 정신을 잃거나 이가 아파 휠체어 조종기를 물 수 없을 때도 많았다. 그때마다 동행한 장애인 자원봉사자 나정호(52.단장).이경자(26)씨, 물리치료사 정강숙(25)씨의 도움을 받았다.

특히 출발 20일 만에 자동차가 崔씨의 휠체어를 스치고 지나가는 교통사고로 엉덩이뼈가 어긋나는 바람에 일정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그는 " '장애인은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사람' 이란 그릇된 인식을 불식한 것이 무엇보다 자랑스럽다" 고 말했다.

崔씨는 1995년 대구 대명동에 '극복인의 집' 이라는 자활 공동체를 만들어 뇌성마비 장애인들과 함께 군밤장사 등을 하며 생활하고 있다. 그는 미대륙 횡단 도전을 위해 1999년 휠체어로 대구~임진각에 이르는 1천5백㎞의 국토종단, 같은해 12월 지리산 등반 등 5년 동안 훈련을 했다.

대구=송의호.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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