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스포츠의 꽃 '요트' 운동효과 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8면

푸른바다 위에 떠 있는 흰 돛단배 한 척. 누구나 꿈은 꿔봤지만 다가가기 어려웠던 요트가 대중화되고 있다. 요트협회는 수상 스포츠 인구 증가에 발맞춰 각종 요트학교를 열고 보급에 나섰다.

요트는 일반인들이 느끼는 것처럼 호화 신선놀음이 전부는 아니다. 선실(캐빈)이 있는 큰 요트(크루저)는 레저 쪽에 가깝고 선실이 없는 작은 요트(딩기)는 스포츠 쪽에 가깝다. 알랭 들롱과 마리 라포레가 호화 요트 위에서 열연한 영화 '태양은 가득히' 에 나오는 멋스런 낭만은 크루저 요트에서 맛볼 수 있다. 바람을 타고 파도를 힘차게 가르며 로드 스튜어트의 노래 '세일링' 을 쉰 목소리로 부르는 바다 사나이의 정열이 딩기 요트의 매력이다.

딩기급 요트는 본격 해양스포츠이면서 다른 수상스포츠보다 싼 가격에 즐길 수 있다.

서양에서는 도전과 모험정신.협동심을 키우는 스포츠로 요트를 최고로 꼽아 중산층 이상 가정에서는 어릴 때부터 배를 타게 한다.

어떤 요트를 타든 일단 작은 1인승 요트로 항해의 기본을 배워야 한다. 주말마다 틈틈이 배워 한달 정도 지나면 '초보운전' 은 할 수 있고 봄부터 가을까지 한시즌을 보내면 '스키퍼(선장)'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구명조끼를 입고 안전교육을 받기 때문에 물에 빠져도 위험은 거의 없다. 뒤집어진 배를 바로 세우기 힘들 정도로 바람이 거센 날만 피하면 된다. 차츰 돛이 커 스피드를 낼 수 있는 것으로 바꾸는데 체형과 경제 여건에 맞는 배를 택한다.

주말마다 요트를 타는 한강 요트클럽 이동준(48)씨는 "두 시간 정도 배를 타면 한 시간 수영한 효과가 있으며 지루하지 않고 운동량을 적절히 조절할 수 있어 나이에 상관없이 이상적인 운동이다" 고 설명한다.

각 시.도 요트협회가 주최하는 요트스쿨에서는 무료로 요트를 대여하고 실비로 강습을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비영리로 운영하기 때문에 서비스는 아직 만족스럽지 못하다.

본격적으로 요트를 타려면 클럽을 만들어 공동으로 배를 구입하고 개인 슈트를 장만하는 것이 좋다. 배를 장만하면 연 30만원 정도 되는 계류비 이외에는 돈이 들지 않는다. 중고 배는 2백만원선이면 구입할 수 있다.

서 울에는 성산대교 아래 한강둔치와 잠실 선착장에 요트장이 있다. 전국 각지에 요트항이 있으며, 부산 수영만과 통영에는 깔끔한 서양식 요트 전용항이 있어서 이국적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최근 경북 울진군 후포에서는 무료 계류장과 요트 숙박시설을 만들고 '요트 메카' 를 선언했다. 주요 도시에서 멀긴 하지만 백암온천 등 주위에 관광명소가 많고 요트장 경치가 뛰어나 요트 여행을 가볼 만하다.

국내 크루저급 요트는 50척 정도 된다. 부산 마린21(051-742-4141)에서는 007 영화에 나온 최신 쾌속 쌍동선을 포함, 각종 크루저급 요트를 일반인에게 대여한다. 바다에 떠있는 호텔에서 와인을 마시며 영화 속에서 처럼 하루를 보낼 수 있다.

성호준 기자

사진=송봉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