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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졸중 홀어머니 11년째 수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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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낳아주신 은혜만도 살아서 어떻게 다 갚겠어요."

뇌졸중으로 쓰러져 혼자 돌아눕지도 못하는 80대 노모를 극진히 보살펴온 김연분(47.충북 충주시 금릉동)씨. 그의 일과는 대소변을 받아내는 일부터 식사수발.빨래.목욕 등 홀어머니 수발이 대부분이다. 그러기를 올해가 11년째다.

4남3녀 중 다섯째인 김씨는 처녀시절에도 "결혼하면 어머니를 제대로 못 모실 텐데…"라며 혼담제의를 고사해왔다. 수원에서 제과점을 운영하던 그는 부친을 여읜 지 2년 뒤인 1993년 말 어머니가 뇌졸중으로 쓰러지자 곧바로 제과점을 정리하고 아파트를 얻어 어머니와 단둘이 살기 시작했다. 처음엔 침 넘길 힘조차 없던 어머니도 김씨의 지성에 서서히 기력을 회복했다. 96년 초에는 청각도 되돌아오고 몇 마디 말도 하게 됐다. 간혹 TV를 보며 웃음도 짓는다.

김씨는 제과점을 판 돈을 벌써 다 썼고 형제들이 도와주는 생활비가 모자라 담보대출까지 받아 생활하고 있다. 그동안 사과나 의류 노점상도 했으며, 요즘은 이웃들이 마련해준 6평짜리 소주방을 짬짬이 운영하고 있다. 김씨는 이 같은 효행으로 아산복지재단(이사장 정몽준)의 제16회 아산상(효행부문) 수상자로 선정돼 오는 25일 상패와 500만원의 상금을 받는다.

충주=안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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