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의 위기를 말하면서 희망을 찾지 않으면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교육 주체인 교사에 대한 무한한 신뢰, 그리고 전폭적인 지원으로 우리 교육의 희망을 찾아 나섭시다. "
13일 낮 서울 남산공원 백범광장에서는 아름다운학교운동본부와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가 공동 주관하는 '우리 교육 희망찾기 시민대회' 가 열렸다.
교사.학부모.학생 등 2천여명이 참가한 이날 행사는 스승 찾아뵙기 운동 실천의 날도 겸했다. 이들은 자녀 또는 부모의 옛 스승을 모셔와 함께 교육희망 선언서를 낭독하고 남산길을 걸으며 사제의 정을 나눴다.
◇ 자녀의 옛 스승 찾아뵙기〓학부형 이종원(43)씨는 딸 지연(12.서울 신방학초등6)양의 1학년 때 담임 배말련 교사(선곡초등 교감)를 모셔왔다. 배교사는 "5년 전 담임한 학생의 학부모로부터 연락을 받으리라곤 생각도 못했다" 며 "교직의 보람을 뿌듯하게 느꼈다" 고 말했다.
인추협 고진광 사무총장은 "스승 찾아뵙기 운동은 무엇보다 교사에 대한 희망과 신뢰부터 쌓아야 교육이 제대로 될 것이라는 취지" 라며 "지금까지 전국에서 1천6백84명의 학부모가 자신이나 자녀의 옛스승 찾아뵙기 운동에 동참하기로 약속했다" 고 밝혔다.
◇ 자녀와 함께 만난 스승〓제자 이봉화(41)씨는 중학 2학년 때 담임 정순갑(64.정년퇴직)씨를 모셔와 학창시절 추억을 더듬다 눈시울을 붉혔다. 가정 형편이 어려웠던 李씨가 학업을 포기하려 할 때마다 鄭씨가 수업료를 대신 내주거나 근로장학금을 알선해 고교까지 마치도록 도와 주었던 것.
李씨는 "그런 와중에도 항상 나보다 남의 아픔을 더 생각하는 마음을 가지도록 일러주었다" 고 말했다. 함께 온 李씨의 남편 고인용(41)씨는 어린 시절 소아마비를 앓아 한쪽 다리가 불편한 2급 장애인. 李씨가 재활원.보육원 등 장애인시설에서 일할 때 만났다. 아들 성민(10.태강삼육초등4)군은 "항상 어렵고 힘든 이웃을 보살펴야 한다는 것이 가훈" 이라고 말했다.
◇ '사랑의 일기' 로 동참〓이번 대회에 참여한 학부모들은 대부분 중앙일보와 인추협이 10여년째 벌여온 '사랑의 일기' 운동에 동참해 온 가족들이다. 이해리(12.문백초등6)양은 "초등학교 3학년 때 교장선생님 덕분에 사랑의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며 강규형(66.정년퇴직)교사를 모셔왔다.
이날 대회에는 한완상 교육부총리.유인종 서울시교육감 등 교육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2001년도 서울시 사랑의 일기 시상식도 열렸다. 참석자들은 우리 교육 희망선언을 낭독하고, 남산 팔각정까지 행진한 뒤 참가 학생들의 소원을 아크릴 상자 1천4개에 담아 '교육 희망탑' 을 쌓았다.
이후남 기자
사진=김진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