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GA] 국내 남자프로 그린 '시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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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국내 남자프로대회가 위축되고 있다. 10일 한국프로골프협회(KPGA)에 따르면 올해 개최 가능한 대회는 10개 미만일 것으로 전망된다. 연초 목표로 삼았던 '20개' 보다 반 이상 줄었으며 지난해 15개에도 크게 못미친다.

상반기 개최 예정이던 7개 대회 중 개최가 확실한 대회는 3개에 불과하다. 7월 이후 하반기 역시 내셔널 타이틀인 한국오픈과 메이저대회인 신한동해오픈.KPGA선수권을 제외하고 타이거풀스오픈.SM오픈.부경오픈.호남오픈 등이 줄줄이 취소됐다.

협회는 올해 대회수가 줄어든 이유를 경제 사정에서 찾고 있다. 지방자치단체 주최 예정이던 5개 대회 가운데 10월 말의 익산오픈만 제외하고 나머지 4개는 취소 또는 개최가 불투명하다. 해당 시.도의 연고지 기업이 스폰서를 맡는 지자체 대회 특성상 지방 중소기업의 수지 악화로 개최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 중견 프로골퍼는 "과다한 상금 책정 등으로 협회 스스로 대회 개최에 찬물을 끼얹었다" 고 협회를 비난했다. 협회는 올해 모든 대회 총상금액을 2년 전보다 1억원 가량 오른 2억5천만원으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스폰서가 대회 인증료.장소 사용료 등을 포함해 한 대회에서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최소 6억원 이상이 돼 기업들의 '남자 대회 기피' 현상을 낳았다는 것이다.

협회의 대회 유치가 즉흥적이란 지적도 있다. 협회는 체육진흥투표권 위탁사업자인 한국타이거풀스를 스폰서로 한 '타이거풀스 오픈' 을 대회 공식 일정에 포함했으나 발표 직후 해당업체가 부인하는 촌극을 빚었다.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는 상반기 10개 등 시즌 총 20개의 대회를 치른다. 경제 악화와 협회의 운영 미숙으로 국내 남자프로들의 어깨만 한층 축 처졌다.

임용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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