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공부의 신 프로젝트] ‘열공’도 놀란 열기, 1만 5000명이 신청 했습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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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강일구

경기도 수원에 사는 임민아(수원 권선고 3)양은 제자리걸음인 성적에 답답하기만 하다. 전교 1등인 친구의 공부방법을 따라 해보기도 하고, 방학 내내 수학 문제집을 붙잡고 매일 30문제씩 풀면서 열심히 공부했지만 점수가 오르지 않았다. 부모님은 성적표를 받을 때마다 울음을 터뜨리는 임양의 모습이 안쓰러웠다. 임양은 “고3이라 마음이 다급하다”며 “성적이 안 나오는 이유를 찾고 싶다”고 중앙일보가 진행 중인 ‘2010 공부의 신(공신) 프로젝트’에 참여 신청을 했다. 교육 전문가로부터 학습법 진단을 받아 2~3등급을 벗어나지 못하는 수학 점수를 6월 모의고사에선 1등급으로 끌어올리는 게 목표다.

본지가 진행 중인 ‘공신 프로젝트’에 전국 초·중·고생과 학부모들의 문의·참여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3일부터 19일까지 프로젝트 홈페이지(www.mentorkorea.co.kr)로 신청을 받은 결과 전국에서 1만 5000여 명이 프로젝트 참여 의사를 밝혀왔다. 전화 문의도 이어져 본지는 6명의 전담요원을 긴급 배치, 학생과 학부모들의 궁금증을 풀어주고 있다. 특히 대학생들이 초·중·고생 1000명의 형·언니(멘토)가 돼 온라인으로 공부 자문과 인생 상담을 해주는 일대일 멘토링이 가장 인기다. 19일까지 전국에서 9000여 명이 신청했다.

사연도 다양했다. 강원도 영월군 상동읍의 이성호(강원 상동고 1)군은 전교생이 15명에 불과한 시골학교에 다닌다. 승용차로 한 시간을 가야 영월 시내에 이르는 산골이라 학원·과외 등 사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다. 이군은 아버지가 내민 중앙일보에서 ‘공신 프로젝트’ 기사를 읽고 ‘혼자 공부하느라 부족했던 공부 기초를 쌓아갈 기회’라는 신청 사연을 보냈다.

서울 양천구에 사는 주부 김모(45)씨는 “6년 전 남편이 사업 실패로 파산하고 가계가 어려워지자 큰 아들이 방황하기 시작했다”며 “겨우 마음을 잡고 공부를 시작한 고2 아들에게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학교의 관심도 크다. 경기도 성남장안중 최성훈 교장은 “분당에 있는 학교지만 어려운 가정환경에서 공부하는 학생이 많다”며 “공신 프로젝트를 통해 대학생들이 아이들의 버팀목이 돼 주면 학업성취도를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파주시 문산중학교 장세영 교사도 학급 아이들을 단체 접수시키겠다고 했다. 장 교사는 “사교육을 받을 기회도, 대학생을 만날 일도 거의 없는 지역이어서 아이들에게 도움이 필요하다”고 했다.

자발적인 봉사 참여자도 줄을 잇고 있다. 건국대 이현숙(교육학과) 교수는 제자들을 대학생 멘토로 참여시키고 싶다고 했다. 이 교수는 “교사가 될 사범대 학생들에게 멘토 봉사활동은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본지 공부 개조 프로젝트에 멘토로 참여했던 이화여대 김하은(경제학과 2)씨는 “올해도 후배들이 공부에 집중할 수 있도록 격려와 조언을 하겠다”고 말했다.

중앙일보는 1차로 1000명의 초·중·고생을 선정해 다음달부터 대학생 멘토를 연결하고, 나머지 학생들에게는 프로젝트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 전문가들의 온라인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찾아가는 전문가 공부 개조 클리닉도 15명을 선정해 다음달부터 진행한다.

글=최은혜 기자, 일러스트= 강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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