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지도 골프장 반발 녹색시민위 집단 사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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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서울 난지도 골프장 건설 논란이 서울시 환경정책 자문기구인 녹색서울시민위원회(녹색위) 위원들의 집단사퇴로 번졌다.

이석연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총장.최열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 등은 9일 서울 종로구 안국동 느티나무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녹색위 위원 30명이 서울시의 난지도 골프장 건설 강행에 반발해 사퇴키로 했다며 명단을 공개했다.

이들은 "서울시가 녹색위 의견을 무시하고 골프장 건설을 추진했다" 며 "서울시가 녹색위를 '서울시의 시녀' 로 취급하고 있는 만큼 더 이상의 녹색위 활동은 의미가 없다" 고 이유를 밝혔다. 이들은 또 앞으로 골프장 건립반대 1백만명 서명운동과 고건(高建)시장 퇴진을 위한 1인 릴레이 시위를 벌이겠다고 밝혀 골프장 건설을 둘러싸고 논란이 확산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골프장 건설 문제는 녹색위와 충분한 협의를 했으며 내부 의견이 양분돼 녹색위가 최종판단을 시장에게 위임한 사안" 이라며 "골프장 건설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 고 밝혔다.

문제가 된 난지도 골프장은 상암동 월드컵경기장 주변 정비와 관련해 서울시가 1999년 6월 처음 조성계획을 발표했다. 이후 환경단체는 골프장 건설에 따른 환경오염 문제를 제기하며 생태공원으로 조성할 것을 주장해 왔다. 지난해 9월에도 녹색위 위원 22명이 이 문제와 관련, 사퇴서를 제출했으나 서울시가 반려했었다.

환경단체 등이 반발하자 서울시는 당초 계획의 절반인 5만8천평으로 규모를 축소해 9홀 규모의 대중골프장을 건설한다는 계획을 최종 확정해 지난달 19일 발표했다.

96년 발족한 녹색위는 현재 3기째며 高시장 등 공무원.시의원.기업인.시민단체 대표.전문가 등 91명으로 구성돼 있다. 사퇴 의사를 밝힌 30명은 대부분 대학교수 또는 시민단체 대표들이며, 녹색위 내 시민단체.전문가 수(65명)의 46%에 이른다.

김영훈.성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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