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글로벌포럼 개막] 클린턴-장쩌민 비밀회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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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홍콩=진세근 특파원]미국 내 경제전문잡지 포천이 개최하는 '제7회 포천 글로벌 포럼' 이 8일 사흘간 일정으로 홍콩에서 개막됐다.

이번 포럼에는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탁신 시나와트라 태국 총리 등 정계 인사는 물론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스티브 발머 회장.델 컴퓨터의 마이클 델 회장 등 경제계 실력자들도 두루 참석했다.

홍콩 포럼의 의미는 한층 각별하다. 무엇보다 미.중간에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 속에 열린다는 점이다.

미국 경제를 비롯한 세계경제 전반이 부진에 빠져 있는 상황도 포천 포럼에 대한 관심을 한 단계 끌어올린 배경이다.

江주석과 江주석의 장남 장헝(江綿恒) 중국과학원 부원장의 움직임에 관심이 쏠리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1박2일간에 걸친 홍콩 방문 중 江주석은 클린턴 전 대통령과 두차례 비공개 회동을 한다. 두 사람은 8일 오후에 은밀히 만난데 이어 9일 오전에도 한차례 더 만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江주석은 "중국은 미국에 대해 어떤 적의도 없다" 고 강조한 뒤 클린턴 전 대통령에게 양국관계를 푸는 중재자 역할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클린턴 전 대통령도 적극적인 협조를 약속했다는 후문이다.

홍콩 내 정치평론가들은 "중국 당중앙은 중.미관계 호전을 위해 클린턴 카드가 현재로서는 가장 효과적이라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안다" 고 말했다.

江부원장의 행보는 중국 내 인터넷 사업의 미래를 겨냥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거리다. 江부원장은 발머.델은 물론 언론황제 루퍼트 머독의 후계자인 스타 그룹의 제임스 머독.홍콩 IT산업의 선두주자인 리처드 리(李澤楷) PCCW 회장 등 세계 정보통신계 거물들과 연쇄 회담을 갖는다.

홍콩 정보통신계 관계자는 "江부원장이 중국 인터넷통신유한공사의 주석을 맡고 있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고 말한 뒤 "이번 회동을 통해 중국 내 인터넷 사업에 관한 획기적인 합작사업이 발표될 가능성도 있다" 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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