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권대표 "정권재창출보다 국정안정 우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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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민주당 김중권(金重權)대표는 4일 "여당은 정권 재창출에 모든 것을 걸고 집착하기보다 국정안정으로 국민신뢰를 회복해 나갈 것" 이라고 밝혔다. '인천경영포럼' 초청 조찬간담회 강연에서다.

그동안 金대표는 "최대 목표는 정권 재창출" "강력한 여당을 만들어 재집권 기회를 갖는 게 내 책무" 라며 줄곧 '강한 여당론' 을 다듬어 왔다.

강연에서 그는 "우리 야당은 영원한 야당이 아니라 잠재적 예비 여당이다. 야당이 책임있고 일관된 정책을 제안한다면 겸허히 수용하겠다" 고 유화적 메시지도 보냈다.

이렇게 달라진 자세를 놓고 당내에선 'DJP+α' 구도의 취약함이 드러난 새로운 상황에서 '강한 여당론' 을 재정비하려고 나선 것으로 분석했다. 4.26 재.보선 참패와 이한동(李漢東)총리 해임건의안의 선별투표에서 '3당 정책연합' 의 허약함과 문제점이 드러났다는 게 당내의 지적과 불만이다.

이만섭(李萬燮.민주당소속)국회의장은 이날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3당이 연합해 강한 여당이라고 큰 소리를 쳤지만 (해임건의안)투표조차 안하는 당당치 못한 모습을 보였다" 며 "해임건의안이 명분이 없음을 설득, 야당표를 가져왔어야 했다" 고 비판했다.

김원기(金元基)최고위원도 "金대표와 자민련 김종호(金宗鎬)총재권한대행.민국당 김윤환(金潤煥)대표 등 3당 수뇌부가 한자리에 모여 있는 모습은 민심에 도움이 되지 않는 그림" 이라고 말했다.

당 소속 전북 의원들과의 간담회에서 金위원은 "4.26 지방 재.보선 때 호남(군산.임실)에서도 패배한 것은 민심이 당을 떠났기 때문" 이라고 지적했다.

정대철(鄭大哲)최고위원은 "정권 재창출 주장은 일 못하면서 월급 올려달라는 격" 이라고 말했다.

초.재선의원 내에서도 "힘 우위의 인위적 3당 공조가 야당과 여론을 필요 이상 자극한 게 아닌지 점검해야 한다" (張誠珉 의원)는 지적이 적잖았다. 때문에 이런 문제 제기를 金대표가 이날 일정부분 반영한 것으로도 받아들여졌다.

金대표는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당 총재인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을 만났다. 여권 관계자는 "金대표를 앞세워 3당연합의 틀을 계속 다듬어 나가는 것이 최선이라는 金대통령의 인식에는 변함이 없다" 고 강조했다.

최훈 기자

사진=주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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