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장남 추정인물 일본 밀입국하다 체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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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도쿄=오대영 특파원] 북한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의 장남 김정남(金正男.30)으로 추정되는 남자가 지난 1일 오후 3시쯤 위조여권을 지니고 싱가포르에서 일본 나리타(成田)공항으로 입국하려다 도쿄(東京) 입국관리국에 구속됐다고 지지(時事)통신이 3일 보도했다.

교도(共同)통신은 이날 일본 공안 당국자의 말을 인용, 이 남자가 "나는 김정남" 이라고 시인했다고 전했으며, 지지통신도 그가 "나는 (金위원장의)아들" 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 남자가 소지하고 있던 위조여권은 '팡슝(PANG XIONG)' 명의로 돼 있고, 출생지는 'KOREA' , 생년월일은 김정남씨와 동일한 '1971년 5월 10일' 로 기재돼 있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위조여권에 적힌 이름을 가진 사람은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일본에 입국한 기록이 남아 있다.

이 남자와 동행해 입국하려던 33세 및 30세 여성, 4세의 남자 어린이도 함께 적발됐다.

외교 소식통은 "여성 중 한명은 이 남자의 부인이며, 남자 어린이는 아들이 확실하다" 고 말했다. 다른 여성은 보모로 추정된다.

이들은 1일 중남미의 도미니카공화국에서 발행된 위조여권을 지니고 일본항공(JAL)편으로 일본에 들어왔다.

앞서 이 남자는 "나는 한국인이며 관광차 왔다" 고 주장했다고 NHK는 전했다.

지지통신은 일본 공안 당국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이 남자가 김정남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 며 "김정남은 이전에도 위조여권으로 일본에 입국했던 것으로 보인다" 고 보도했다.

일본 공안 당국은 김정남이 북한 정보기술(IT)정책 최고 책임자를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 남자가 김정남으로 확인될 경우 일본의 IT 관련 시설을 보기 위해 입국을 시도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정부는 네명의 신원을 공식 확인하지 않고 금명간 중국을 비롯한 제3국으로 추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언론들은 전했다.

일본의 입국 관리 및 난민법은 위조여권 소지 등 불법 입국자에 대해 조사.수용.심사 등을 거쳐 최종적으로 강제 출국 조치를 내리도록 돼 있다.

한편 조총련측은 이에 대해 "독자적인 정보가 없어 정확한 사실을 모른다" 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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