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돗물 '불신수위' 상승] "서울 수돗물 안심 못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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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1997년 국내 처음으로 수돗물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발표한 이래 끈질기게 이 문제를 제기해 온 서울대 김상종(金相鍾.49.생명과학부.사진)교수는 "환경부의 이번 발표에서도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는 의지가 느껴지지 않는다" 고 말문을 열었다.

金교수는 "환경부가 발표 시기를 늦춘 것이나 여전히 '서울대의 검사방법은 공인된 시험법이 아니다' 고 말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 라고 지적했다.

- 환경부의 조사방법을 어떻게 평가하나.

"바이러스를 제대로 조사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1년 단위로 지속적인 감시가 필요한데 한 도시에서 1년에 단 한번 조사해 검출되지 않으면 안전하다고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

- 바이러스가 얼마나 위험한가.

"세계보건기구(WHO)는 수돗물 속에 바이러스가 단 하나만 있어도 병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에서는 감염률을 인구 1만명당 1명 미만으로 유지하기 위해 수돗물 1천ℓ에서 바이러스가 한마리도 검출되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다. "

- 대규모 정수장은 문제가 없다는데.

"서울시는 바이러스를 99.99% 제거하는 소독능력을 확보하고 있어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소독능력은 절대적인 기준이 되지 못한다. 탁도(濁度)등의 요인에 의해 달라질 수 있다. "

- 바이러스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97년 문제를 제기했을 때와 동일한 결론을 얻는데 4년이 걸렸다. 공무원들이 열린 마음으로 행정의 효율성을 높여야 국민의 불신을 없앨 수 있을 것이다. "

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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