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큰' 김정일… 경호원없이 악수 파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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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백화원 영빈관에서 예란 페르손 총리 일행을 만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지난해 남북 정상회담 때처럼 격의없고 호탕한 모습을 드러냈다.

근접 경호원을 대동하지 않고 백화원에 들어온 金위원장은 미리 기다리고 있던 페르손 총리에게 "환영합니다" 면서 반갑게 악수를 한 뒤 뒤쪽에 있던 유럽연합(EU)대표단을 향해 활기차게 걸어가 일일이 악수를 하는 등 특유의 거침없는 모습을 연출했다.

그러나 金위원장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났을 때처럼 포옹을 하지는 않았다.

金위원장은 15분 동안 이뤄진 이날 비공식 회담 때 "지방에 갔다가 1시간 전에 돌아왔다" 고 말문을 연 뒤 괄괄하면서 빠른 목소리와 다소 과장된 듯한 제스처로 좌중을 휘어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그는 때때로 호방한 웃음을 터뜨리는 등 여유있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뒤로 넘긴 고수머리에 인민복과 두꺼운 금테 안경을 착용한 金위원장은 남북 정상회담 때처럼 평소 달고 다니던 김일성 배지는 패용하지 않았다. 눈가의 주름과 검버섯은 여전했으나 지난 2월 중국 상하이(上海) 방문 때보다 다소 건강한 모습이었다.

평양=최익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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