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배] 결승진출 성남서고 '미니 외인구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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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외인구단 17명의 반란' .

대통령배 본선에 첫 출전해 결승에 오르는 돌풍을 일으킨 경기도 성남시 성남서고 선수 17명 가운데 절반 이상은 야구로 서울시내 고교 진학에 실패한 선수들이다. 외야수의 경우 3명뿐이어서 교체 선수를 찾기 힘들 정도로 미니 팀이다.

그러나 성남서고는 16강전에서 부산의 강호 부산공고를 꺾은데 이어 8강전에서 서울시 예선 우승팀 신일고, 준결승에서 우승후보 성남고를 잇따라 제압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이번 결승 진출은 성남서고가 1997년 10월 창단 이후 서울에서 열린 전국대회 본선에서 거둔 최고 성적이다.

성남서고는 학교 운동장 크기가 작아 건국대 운동장 등을 전전하며 연습하는 더부살이 신세일 정도로 훈련 여건이 어렵다. 코치도 지난해 2명에서 1명으로 줄였다. 2년 전에는 성적이 저조해 일부 선수가 팀을 이탈하는 아픔도 겪었다.

그러나 올해 결승에 진출하면서 학교와 동문회의 적극적인 지원 약속이 이어지고 있다. 선수들과 합숙소에서 밤을 지샐 정도로 야구광인 정병한 교장은 야구부를 지원하기 위해 1만5천여 동문을 상대로 '1인 1계좌 갖기 운동' 을 벌이기로 했다. 또 동창회에는 격려금이 잇따라 수백만원이 넘었다. 한편 학교측은 2일부터 중간고사를 연기하고 전교생이 응원을 갈 수 있도록 배려했다.

김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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