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강력 ‘황사 폭탄’ 내달 또 올 수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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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전국을 뒤덮었던 ‘황사 폭탄’이 21일 오전 일본 쪽으로 빠져나갔다. 예상보다 빠르게 한반도를 지나가 이날은 푸른 하늘을 되찾았다. 서울의 가시거리도 전날의 4㎞에서 30㎞로 좋아졌다. 하지만 기상청은 황사가 몇 차례 더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어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기상청은 “몽골 고비사막과 중국 네이멍구 등 황사 발원지 부근에서 당분간 북서풍이 계속 강하게 불 전망”이라며 “26일께 황사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예보했다. 기상청은 다음 달에도 황사가 몇 차례 더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기상청은 “올봄에는 황사가 평년(1973~2000년 평균)보다는 자주 발생하겠지만 최근 10년 동안에 비해서는 덜할 것”이라고 예보했었다. 지난 겨울 폭설로 황사 발원지에서 땅이 늦게 녹아 흙먼지가 날리는 시기가 늦어질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하지만 최근 몽골 고비사막과 중국 네이멍구 등 황사 발원지를 덮었던 눈이 빠르게 녹아 내리면서 얼마나 자주 황사가 나타날 것인지 예측하기 어렵게 됐다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특히 20일 전국을 강타한 황사는 2~3년에 한 번 나타날 정도의 ‘초강력’ 황사지만 다음 달에 다시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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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 황사특보가 발령된 20일 마스크를 착용한 경찰들이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근무를 서고 있다. 기상청은 이날 전국을 뒤덮은 황사의 미세먼지 농도가 기상 관측 이후 최고치인 2712㎍/㎥(흑산도·오후 8시)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ㅊ]

◆황사 폭탄 왜 심했나=20일 전국에 황사경보가 발표된 것은 2002년 4월 황사특보제 도입 이후 2007년 4월 2일에 이어 두 번째였다. 전남 신안군 흑산도에서 관측된 미세먼지 농도는 ㎥당 2712㎍(마이크로그램, 1㎍=100만분의 1g)까지 치솟았다. 기상청이 2003년 미세먼지 농도를 측정한 이래 가장 강했다. 종전 기록은 2006년 4월 8일 백령도에서 관측된 2371㎍이었다. 환경부의 자동 대기오염 측정망에서는 2002년 4월 8일 황사 때 서울 한남동에서 3311㎍까지 측정된 사례가 있다.

대구는 최고 2684㎍, 부산은 2344㎍, 진주는 2265㎍까지 치솟았다. 평상시 미세먼지 농도의 40~50배에 이르는 수치다. 미세먼지 농도가 2000㎍ 이상이면 거의 눈을 뜰 수 없는 상태다.

국립기상연구소 전영신 황사연구과장은 “20일 극심한 황사가 나타난 것은 황사 발원지에서 저기압 바로 뒤에 고기압이 위치해 강한 북서풍이 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저기압의 상승 기류로 인해 날아오른 황사 먼지를 북서쪽에 위치한 고기압이 강하게 밀어붙인 탓이라는 설명이다. 이로 인해 네이멍구 주리허·우라터중치 등지에는 미세먼지 농도가 9000㎍ 안팎에 이르렀다. 특히 저기압을 앞세운 채 고기압이 발해만과 중국 중부지방을 거쳐 한반도로 이동한 탓에 황사 먼지가 중국 남부지방으로 흩어지지 않고 그대로 한반도로 몰려왔다는 것이다.

이번 황사가 남부지방에서 맹위를 떨쳤던 반면 서울(466㎍)·강화(377㎍)·백령도(212㎍) 등은 상대적으로 심하지 않았다. 기상청 하창환 통보관은 “20일 오후 저기압이 자리 잡은 수도권 지역에는 상승 기류가 나타나 미세먼지가 덜 가라앉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황사 의 핵심이 저기압 외곽을 따라 남동진해 먼지가 남부지방에 집중적으로 쏟아졌다는 것이다. 

글=강찬수 환경전문기자
사진=최정동 기자


황사철 건강관리, 이렇게 하세요

소금물 아닌 인공 눈물로 씻어낸다

외출 후 콧속에 묻은 황사를 털어낸다

가글링이나 칫솔질을 철저히 한다

피부 보습제를 발라 건조를 예방한다

음식 녹차·양파·마늘·미역·굴 등 황사 해독 식품을 섭취. 물은 하루에 8~10잔을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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