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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한 지 35년만에 250만배 성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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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한국의 대표기업인 삼성전자가 1일 창립 35주년을 맞는다. 삼성전자의 전신인 삼성전자공업은 1969년 1월 13일 설립됐다. 하지만 1988년 삼성반도체통신을 인수.합병한 날(11월 1일)을 창립일로 삼고 있다. TV.냉장고.에어컨 등 가전제품을 주로 만들던 삼성전자가 이때부터 가전.정보통신.반도체 등 종합 전자업체로서의 틀을 갖췄다.

◆ 불모지에서 피운 꽃=삼성전자가 출범한 60년대 말. 한국의 전자업체들은 일본.미국 등에서 부품을 들여와 단순 조립을 하던 수준이었다. 삼성전자도 설립 초기 산요나 NEC 등과 합작사를 세워 전자기술을 익혔다.

흑백TV에서 출발한 가전사업은 70년대 이후 컬러TV.냉장고.에어컨.전자레인지 등으로 사업 범위를 넓혔다.

가전으로 기반을 닦은 삼성전자가 도약의 계기를 마련한 것은 80년대 초 반도체 사업에 나서면서부터다. 83년 국내 최초로 64K D램을 개발한 데 이어 92년 세계 최초로 256M D램 개발에 성공해 반도체가 주력사업으로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93년부터는 D램 세계 1위의 지위를 놓지 않고 있다. 반도체기술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98년에는 중대형 TFT-LCD(초박막액정화면) 시장에서도 일본 샤프를 제치고 선두가 됐다.

88년 첫 제품(SH-100)을 생산한 휴대전화는 '애니콜 신화'를 낳았다. 휴대전화는 반도체와 함께 매년 수조원의 이익을 내는 효자상품이 됐다. 현재 삼성전자의 세계 1등 제품은 D램.S램.TFT-LCD.모니터.VCR.컬러TV.플래시메모리.LDI(액정화면 구동칩) 등 10여개에 이른다. 3분기 현재 삼성전자의 올해 누적 매출은 43조원. 순익은 올해 10조원대를 거뜬히 넘어설 전망. 삼성전자의 수출이 국가 전체 수출의 16.7%를 차지한다. 이로 인해 '삼성전자를 떼어 놓고 국가경제 전체를 전망하기 쉽지 않다'는 이른바 '삼성전자 착시론'이 나올 정도다.

◆ 만만찮은 도전=매출과 순익 등에서 매년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도전도 만만찮다. '잃어버린 10년'의 긴 잠에서 깨어난 일본, 경제대국으로 부상하는 중국, 디스플레이 강국을 꿈꾸는 대만 등이 LCD.반도체.디지털TV 등에 대한 투자를 늘리며 삼성전자를 맹추격하고 있다.

윤종용 부회장은 최근 출간한 '초일류로 가는 생각'에서 "경영자는 '우리 조직이 내일이라도 당장 망할 수 있다'는 위기감으로 항상 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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