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후순위채 판매 불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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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금리가 조금이라도 높고 안전성을 갖춘 상품이 나오면 시중자금이 일시에 몰리는 현상이 되풀이되고 있다. 각 시중은행이 발행하는 후순위채도 이런 인기 금융상품 중 하나다.

지난 3월 하나은행이 발행한 5백억원어치의 후순위채는 이틀 만에 모두 팔렸고, 조흥은행도 지난달 1천억원의 후순위채를 발행하려다 고객 주문이 몰리는 바람에 2백억원어치를 추가로 발행했다. 신한은행도 지난달 열흘 동안 1천5백억원어치의 후순위채를 팔았다.

후순위채란 회사가 도산할 경우 빚잔치를 하고 돈이 남았을 때만 상환하는 채권. 은행들은 후순위채를 자본의 일종으로 인정받기 때문에 자기자본비율(BIS)을 높이기 위해 종종 이 채권을 발행한다.

발행 회사가 망하면 원금을 회수하지 못할 위험이 있어 금리는 정기예금 금리보다 다소 높다. 그러나 은행의 경우 일반 기업에 비해 안전한 편이고, 감자가 되더라도 후순위채권은 영향을 받지 않는다. 합병 때 후순위채를 함께 인수한 전례도 있다.

후순위채는 확정금리로 발행되며 최근 발행된 조흥은행 후순위채의 경우 지급이자의 재투자를 감안한 실효수익률이 연 7.9%, 신한은행의 후순위채는 연 7.7%다. 은행 정기예금보다 금리를 1.5~2%포인트 더 얹어주는 것.

후순위채는 ▶일정 기간마다 정해진 이자를 주고 만기에 액면금액을 지급하는 이표채▶만기일에 복리이자를 주는 복리채▶발행일에 이자를 할인한 금액으로 판매하는 할인채 등 세가지 방식 중에서 고객이 선택할 수 있다.

원칙적으로 중도 상환은 불가능하지만 다른 사람에게 양도할 수 있고 분리과세를 선택할 수도 있다.

외환은행이 오는 28일 3천억원어치를 발행할 예정이며 신한(4천5백억원).하나(3천8백억원).한미(2천억원).한빛(3천억원)은행도 올해 후순위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최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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