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금횡령 2차 해명요구 임박… 와히드 다시 벼랑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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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금융 스캔들 연루 의혹을 받아온 압두라만 와히드(사진) 인도네시아 대통령에게 의회(DPR)가 30일 2차 해명요구서를 발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정국의 위기감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의회 내 다수를 점하는 와히드 반대 세력들은 지난 2월 발부한 1차 해명요구서에 대한 와히드의 해명이 충분한지를 판단, 2차 해명요구서 발부 여부를 30일 결정한다.

와히드는 측근의 조달청 공금횡령 사건(블록게이트)과 브루나이 국왕의 후원금 증발 사건(브루나이게이트)을 문제삼은 의회의 1차 해명 요구에 대해 결백을 주장해 왔다.

의회가 만일 2차 해명요구서를 발부하고 와히드가 1개월 안에 제대로 해명하지 못할 경우 국민협의회(MPR)가 소집돼 와히드는 공식 탄핵될 수 있다.

전체 5백석인 의회에서 제1, 2, 3당을 차지하고 있는 민주투쟁당(PDIP).골카르당.개발연합당(PPP) 등 3당(의석수 합계 3백31석)은 2차 해명요구서 발부 강행 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부통령이 이끄는 PDIP 등 주요 정파들은 와히드가 임기(2004년)전 사퇴는커녕 자신의 잘못조차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해 왔다.

와히드는 자신의 정치 기반이자 4천만 회원을 보유한 이슬람조직인 나들라툴 울라마(NU)를 동원해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계산을 하고 있다. NU 의장 출신인 와히드는 의회 개최 하루 전인 29일 자카르타 시내에서 3만명의 NU 회원이 모인 기도 집회에 참석, 세몰이에 나섰다.

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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